[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선생님, 내가 만만해요? 정신병원 가세요"
대전 서구에 위치한 한 어린이집에서 또 학부모 '갑질·막말' 사태가 벌어졌다.
학부모의 선을 넘는 민원·항의 그리고 인격모독에 결국 피해를 입은 A교사는 다니던 어린이집을 퇴사했다.
지난 26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대전 서구 한 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전했다. 사건은 '키즈노트'에 쓰인 글을 보고 분노한 학부모 때문에 발생했다.
학부모는 A교사가 작성한 자기 아이의 키즈노트에 '칭찬'이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키즈노트에는 "낮잠 시간이 아직 힘든지 누워 있지 않고 소리를 지르며 돌아다닌다. 누울 수 있도록 권유하고 손을 잡아줬다"라고 쓰여 있었다.
키즈노트에는 아이가 낮잠 시간에 잠을 자지 않고 소리 지르고 돌아다니는 행동을 하자 A교사가 쓴 것이었다.
학부모는 분노했고 A교사에게 직접 전화해 폭언을 늘어놓았다.
학부모는 "고등교육 안 받으셨어요? 공부 좀 못하셨나?", "본인이 교사 자질이 있다고 생각해요? 아니 애초에 어린이집 교사는 제대로 된 교사도 아니긴 하지만", "좀 분노조절이 안 되시면 정신과라도 가세요. 남들한테 민폐 끼치지 마시고" 등의 폭언을 했다.
또한 "제가 만만해 보여요? 저희 아빠 학벌 좋고 언니도 좋고 엄마는 대기업 다녀요. 시어머니 쪽은 의사 교수 집안이에요", "만약에 대통령이 왔다 그러면 그렇게 행동할 거예요?", "왜 말 끊어요. 한숨 쉬는 건 어디서 배워먹으신 거예요?" 등의 압박도 했다.
학부모는 A교사만 압박한 게 아니었다. 해당 어린이집의 원장에게도 압박을 가했다.
아이의 몸에서 멍이 발견됐고, 식판 주머니가 찢어졌다는 이유로 '학대 의혹'까지 제기했다. 폐쇄회로(CC)TV 카메라 영상까지 확인했지만, 학대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학부모는 A교사에게 온갖 폭언을 가한 뒤 사과 한마디 없이 아이를 퇴소시켰다. 결국 교사는 큰 충격을 받고 퇴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