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충남 청양에서 학교 내 괴롭힘을 호소하던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A양의 유족들은 딸의 학교폭력 사실을 알게된 뒤 담임교사 등 학교 측에 알리고 학부모 간담회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경찰과 교육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교내 기숙사 생활을 하던 A양은 올해 초부터 일부 동급생으로부터 언어폭력과 따돌림에 시달렸다.
학교폭력은 주로 A양의 책상 위에 욕설을 가득 적어놓거나 A양의 친구들까지 괴롭히는 방식으로, 친구들이 A양을 멀리하게 해 교실에서 고립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A양의 부모는 지난 4월 학교 측에 '학부모 간담회 개최'를 요구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으나, 학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학생 집단상담, 관계 회복 활동만 진행했다.
A양의 부친은 "교우 간 갈등이 해소됐다는 학교 측 입장과 달리 딸의 상황은 상담 이후 더 심해졌다"며 "극도로 불안해하며 울고, 등교를 거부하기 일쑤였다"고 전했다.
이후 학교 기숙사를 나와 집에서 통학하던 A양은 지난 7월 28일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700단어 남짓한 유서에는 '미안하다'는 단어 7번, '감사하다'는 단어가 6번 적혀 있었다. 또한 A양은 "가족들이랑 더 오래 있고 사진도 많이 찍을 걸 후회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할 말은 너무 많은데 지금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바보 같은 딸이고 동생이었지만 가족이라는 이유로 제 편이 돼주셔서 감사했다"며 "언제나 지켜보고 있을게요. 사랑하고 감사해요"라고 덧붙였다.
A양 가족 측은 학교에서 학교폭력을 인지했음에도 학부모 간담회나 학교폭력 전담 기구를 구성하는 대신 학생 상담만을 진행했다고 의문을 제기하며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교육 당국은 해당 학교를 조사한 결과 상담 과정에서 절차적인 문제나 사후 관리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현재 경찰은 A양의 스마트폰에 대한 포렌식 조사 등을 통해 폭행 여부와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유족들이 주장하고 있는 A양의 학폭 피해 증거는 현재까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