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전북 군산시 동백대교 아래로 투신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30대 초등학교 교사 A씨가 평소 학교장과 업무 처리 과정에서 어려움을 호소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사적인 민원과 주말에도 집에서 업무를 해야 하는 격무에 시달렸다는 정황도 추가로 확인됐다.
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10년 차 베테랑 교사였던 A씨는 담임 업무 외에도 방과 후, 돌봄, 정보, 생활, 현장 체험학습 등 상당히 많은 업무를 전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6학년 담임을 맡았는데, 동료 교사들에 의하면 6학년 담임을 맡으면 업무에서 배려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A씨는 과다한 업무에 주말에도 집에서 업무 포털에 접속해 일을 해야 했을 정도로 업무량이 많았다.
특히 스마트칠판 등 에듀테크 업무와 돌봄 업무를 맡으면서 학교장과 소통해야 하는 일이 많았으며 자주 부딪혀야 했다.
또 A씨는 예산과 관련된 업무까지 배정 받으며 교장과 더욱 자주 소통해야 했고 교장의 업무처리 방식에 부담을 느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동료 교사는 "A교사가 결재 서류를 올릴 때 '교장이 어떻게 해도 반려할 것이다'라는 말을 자주 했다"면서 "또 교장의 개인적인 민원도 처리해 왔다"고 증언했다.
연합뉴스가 공개한 A씨의 문자 메시지를 살펴보면 실제로 A교사는 동료 교사와 함께 교장의 관사에 놓일 가구를 나르는데 동원되기도 했다.
A씨는 지난 6월 다른 동료 교사에게 "아니 (특정 일을) 갑자기 할 수 있는 거 인정할 수 있어. 그러면 남이 하는 것도 인정을 해 줘야지 왜 내(교장)가 하는 것만 되고 네(A교사)가 하는 건 안돼"라며 "올해 12월까지 예산안 쓰려는데 못 쓸 거 같아. 다 싫다고 해서 그냥 가만히 있어 보려고"등 교장과 있었던 일들을 털어놓기도 했다.
A씨는 숨지기 며칠 전 '머리가 아프다'며 수차례 조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지기 전날에는 동료 교사와 관리지급교사가 업무로 인해 힘들어하는 A씨를 위해 마련된 자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A씨의 또 다른 동료 교사는 "A교사가 관련 업무를 하면서 개인 카드를 쓰기도 하고,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정재석 전북교사노조위원장은 "A 교사와 같이 근무한 교사들도 A교사와 교장 사이에 문제가 있었다는 진술을 했다"면서 "고인의 장례식장에서 A교사의 임용 동기들과 학교 관리자분들 사이에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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