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서울 강북구의 한 빌라에서 40대 남녀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여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 인근에서 담배를 피우다 떠나는 모습이 발견됐다.
이에 부실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달 31일 경찰이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서울경찰청 상황보고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8일 오전 3시 39분 40대 여성 A씨의 신고 전화를 받았다.
통화에서 A씨는 "왜"라고만 말하고 신고한 이유와 위치는 밝히지 않았다.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한 경찰은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이 임박했을 때 발동하는 '코드1'을 발동하고 즉각 출동을 지시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기지국 정보 조회 후 순찰차 2대로 오전 48분경 현장에서 도보로 2분 거리까지 도착했다.
그러나 채널A가 공개한 CCTV 영상을 보면 현장에 도착한 경찰 1명은 순찰차 밖으로 나오지 않다 4분 뒤 운전석에서 내려 담배를 피우고 14분 만에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40대 여성과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된 다세대 주택과 불과 40여m 떨어진 곳이었다.
사건 당일 A씨의 친언니는 최초 신고로부터 35분 후인 오전 4시 14분 경찰에 "A씨가 수유시장 부근 원룸에 거주한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후 A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했으나 A씨의 전화기는 꺼진 상태였다고 한다. 전화 이외 적극적인 현장 탐문 등은 하지 않은 것으로 상황보고서에 적시돼 있다.
결국 A씨와 40대 남성의 시신을 발견한 건 A씨의 가족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기지국 반경 내 주택이; 수천 가구에 달하는 상황에서 일일이 모든 집을 탐문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면서 "35차례 전화 연결을 시도했고, 비명 소리 등 단서를 포착하기 위해 수색을 멈추지 않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