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구명조끼 왜 안입혔냐...살인 아니냐" 급류에 실종된 해병대원, 엄마는 통곡했다

뉴스1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가지 말랬는데도 그렇게 해병대가 가고 싶다고 해서 갔는데, 내 아들 어딨나요"


경북 예천에서 발생한 호우·산사태 피해 실종자 수색을 하다 내성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해병대원의 모친은 통곡했다.


19일 낮 경북 예천군 호명면 보문교에서는 실종자를 수색 주이던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A일병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연합뉴스는 이 사고가 일어난 현장으로 낮 12시 30분께 A 일병의 부모가 왔고, 하염없이 오열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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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A일병의 부친은 중대장에게 "물살이 셌는데 구명조끼는 입혔냐. 어제까지 비가 많이 왔는데 왜 구명조끼를 입히지 않았냐"라며 "물살이 얼마나 센데, 이거 살인 아닌가요 살인"이라고 따졌다.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는 군대가 어디 있느냐고, 기본을 왜 지키지 않느냐며 오열했다.


부친은 아들과 어제저녁 겨우 2분만 통화를 했다고 한다. 부친은 위험에 빠진 아들을 생각하며 절규했다.


모친은 "착하게만 산 우리 아들인데, 왜 못 구하셨냐"라며 "어디 있냐고요, 내 아들"이라며 통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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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에 따르면 사고 당시 해병대원들은 구명조끼 없이 장화를 신고 일렬로 내성천을 수색했다. 일부 대원이 허리 높이까지 물에 들어갔다는 주민의 증언도 나왔다.


최초 실종 시간은 이날 오전 9시 10분께, 아직까지 A 일병은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소방 당국 드론팀이 오전 10시 35분께 개포면 동송리 경진교 인근에서 신원 미상의 시신을 발견했고, A 일병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져 혼선을 빚기도 했다.


발견된 시신은 지난 15일 용문면 제곡리 한천에서 대피 도중 유실된 도로에서 물에 휩쓸린 70대 실종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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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예천 일대에서의 실종자 수색은 중단된 상태다. 당국은 A 일병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이날 해병대 1사단 측은 신속기동부대 호우피해 복구작전 관련 오전 운항 예정이었던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을 '기상 악화'를 이유로 운항 취소했다.


헬기가 뜨지 못할 만큼의 기상 악화였지만, 해병대원들에게는 별다른 안전장비를 부여하지 않은 채 무리한 수색을 실시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