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과외 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훼손·유기한 정유정이 진술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6일 JTBC에 따르면 정유정은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를 흉기로 111차례 찌르는 등 잔혹한 모습을 보였다.
또 저항이 없는 피해자의 손바닥을 칼끝으로 찌른 흔적도 발견됐으며 지문 감식을 피하고자 관련 신체 부위를 훼손한 사실도 전해졌다.
또 범행 전 '존속살해' 등을 검색하기도 했으며 아버지와 통화에서 범행을 예고하기도 했다.
눈길을 끄는 건 정유정이 검찰 조사 당시 한 진술이다. 그는 "분명 피해자를 죽였는데 살아나서 나에게 말을 했다"며 "나의 정신 감정을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범죄 심리학자들은 망상에 따른 '심신미약' 판정을 노린 진술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 경찰학과 교수는 "망상을 얘기하게 되면 국내에서 감형됐던 그런 실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또 검찰 조사에서도 참혹한 피해자 사진을 보고도 태연한 모습을 보이는 등 일반적인 살인 피의자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정유정의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는 26.3점이 나왔다. 연쇄살인마 강호순과 비슷한 수준으로 고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유정은 검찰 조사에서 "아버지 재혼으로 배신감을 느꼈다", "잘 맞지 않는 할아버지와 계속 살아야 해 좌절했다"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범행 3일 전 아버지와 2시간 동안 전화 통화를 하면서 그동안 서운했던 검정을 토해낸 것으로 전해진다.
정유정은 "내가 큰일을 저지르면 아빠가 고통받을 것이다. 큰일 저지르고 나도 죽겠다"며 살인을 예고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검찰 심리 분석 결과 '정유정이 애정을 갈구했던 아버지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제3자에게 피해를 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정유정을 살인, 사체손괴, 사체 유기, 절도 혐의로 지난 21일 구속기소 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유정은 불우한 성장 과정, 가족과의 불화, 대학 진학 및 취업 실패 등 어린 시절부터 쌓인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고, 사이코패스적 성격이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