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만취한 해군 부사관이 택시 기사를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1일 부산 남부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로 해군작전사령부 소속 중사 20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군사경찰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9일 오후 11시경 부산 남구 용호동에 있는 해군 관사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60대 운전기사 B씨를 위협하고 관사 주차장에서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MBC에서 공개한 택시 내 블랙박스에는 만취해 택시 뒷좌석에 탄 A씨가 창밖으로 침을 뱉으며 욕설하는 장면이 담겼다.
A씨는 B씨에게 지시하듯 외치다가 "야! 야! 그래 가! 박아! 박아! 박아! 그냥 박으라고 XXX야"라며 소리치는 등 위협을 가했다.
B씨가 못 참겠다는 듯 A씨에게 대꾸하자 A씨는 "XXX야! 나 해군 아니면 어떡할래? 처맞을래?"라고 욕설을 퍼부으며 손을 들어 위협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다.
결국 B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해군 관사 주차장에서 경찰이 오길 기다렸다.
이때 A씨는 라이터에 불을 붙여 B씨를 위협하더니 웃옷을 벗고, 뒤돌아선 B씨를 걷어차며 폭행했다. 쓰러진 B씨 위에 올라타 무릎으로 짓누르며 폭행을 이어갔다.
B씨의 비명에 경비원이 달려왔지만 A씨는 욕설과 폭행을 계속했다. 경찰관에게는 오히려 자신이 피해를 봤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해당 사건이 보도된 뒤 B씨의 딸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해군 관계자가 나와 선처를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B씨의 딸은 "아버지께서 파출소에서 진술조서를 작성하고 있는데 주위 경찰들이 "대대장님 오셨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나이 많으신 두 분이 오셔서 '젊은 애 인생 망친다, 불쌍하지 않냐'며 합의 이야기를 꺼내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다음날 현장에 찾아가 폭행 장면이 담긴 CCTV 증거 영상을 보고 아빠가 너무 불쌍해서 눈물이 났다. 비참했고 끔찍했다"며 "한참 어린 사람한테 폭행당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B씨의 딸은 "자국민을 보호해야 할 현직 군인이 민간인을 폭행하다니, 젊은 사람 인생 망친다고 불쌍하다고 봐주라고 하다니, 이런 인간들이 대한민국 해군이란다"며 분노했다.
이어 "절대 합이 안 해준다. 법정에서 보자. 혹시나 연락처 알아내서 연락하면 연락이 올 때마다 스토킹으로 신고해서 가중처벌 때릴 생각이니 판단 잘해라"라고 경고했다.
한편 A씨가 웃옷을 벗으면서 노출한 문신도 논란이 됐다. 부사관 입대할 때 일정 크기 이상의 문신은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해군 복무규정에도 혐오감 또는 위화감을 조성하는 문신은 금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A씨가 군사경찰로 인계되면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