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장에 버려진 학폭 피해자 추모꽃...이날(30일)은 숨진 김상연 군의 생일이었다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숨진 고(故) 김상연 군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놓아둔 꽃을 학교 측이 폐기한 사실이 전해졌다.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숨진 고(故) 김상연 군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놓아둔 꽃을 학교 측이 폐기한 사실이 전해졌다.
학교 측은 "모르고 버린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학부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공분이 일고 있다.
30일 오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곳은 역시나', '추모 꽃 쓰레기통 글 보고 화가 나서 학교에 전화했다' 등의 글과 함께 사진이 게재됐다.
'김 군을 추모하기 위해 학교 경비실 앞에 둔 국화꽃이 사라졌다'는 글과 함게 올라온 사진에는 박스에 담긴 꽃다발이 쓰레기봉투 등과 함께 놓인 모습이 담겼다.
한 누리꾼은 "버려진 꽃은 제가 어제 아이들과 추모하고 놓은 것이고 썩은 것 하나 없이 멀쩡했다"며 "왜 이 꽃을 쓰레기 처리하려고 치운 거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다른 누리꾼들 또한 "오늘이 김 군 생일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냐", "학교는 은폐하려고만 한다", "비가 와서 국화에 우산을 씌워놨는데 이것마저 다 버린 것 같다"라며 분노를 표했다.
누리꾼들이 학교에 전화를 걸어 항의하자 학교 측은 "경비원이 모르고 버린 것"이라며 "현재는 원상 복구했다"고 해명했다.
천안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날 출근한 학교 지킴이(경비원) 경비실 근처에 놓인 꽃을 보고 쓰레기인 줄 착각하고 버린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학교 측은 지난 22일 김 군 사망 관련 아침 방송을 통해 애도식을 가졌고, 학교 일정 등도 연기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 군은 유서와 수첩에 3년 동안 당해온 언어폭력과 따돌림 등 학폭 피해기록을 남기고 지난 11일 천안 동남구 자택에서 숨졌다.
김 군 부모는 학교폭력 가해자로 수첩에 명시된 학생 7명과 3학년 담임교사를 경찰에 고소해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