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모텔에 땅굴을 파 송유관 기름을 훔쳐 가려 했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9일 대전경찰청은 일당 중 총책을 맡고 있는 50대 A시 등 8명을 검거했다. 이들 중 4명은 구속됐다. 혐의는 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 등이다.
지난 1월 일당은 충북 청주 소재 모텔을 빌린 뒤 그달 말부터 3월 초까지 지하실부터 땅굴을 팠다. 길이는 약 9m 깊이는 3m가량 됐다.
동종 전과로 감옥에 다녀왔던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범행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대한송유관공사직원이었던 기술자 B씨 등을 일당으로 모집해 지난해 11월부터 계획한 범행을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국가정보원 등의 제보를 받고 지난 3월 일당을 현장에서 붙잡았다. 체포 당시 일당은 송유관에 거의 근접해 있었다. 이들은 송유관 위치를 매몰 표시와 탐측기 등을 이용해 추정했다.
앞서 일당은 충북 온천에서 송유관 도유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경찰은 일당이 충북 온천에서 정화조를 매설하겠다며 땅굴을 파다가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일당이 주유소에서 기름을 훔쳐 이를 유통하고, 리터당 많게는 500원씩 나누기로 공모했다고 알렸다.
일당이 땅굴을 판 인근 도로는 붕괴 위험이 있었다. 경찰은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도로변을 원상 복구했다.
대전경찰청 김재춘 강력범죄수사대장은 "사회·경제적 가치가 높은 특별재산인 송유관에 대한 도유 사건은 폭발 및 화재로 인한 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앞으로도 송유관 관련 범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