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최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각종 산불이 나고 있다.
산으로 둘러싸인 강원도 한 군부대에도 불이 났는데, 부대 코앞까지 불길이 덮쳐 오는데도 대피 명령이 제때 떨어지지 않아 애꿎은 인명피해가 날 뻔했다.
심지어 해당 부대는 장병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리기 전 장비부터 챙기라는 지시를 내려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3일 KBS 뉴스9는 산불이 불어닥친 강원도 화천 한 군부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부대는 직접적인 산불 피해 지역 안에 있었다.
연기로 뒤덮인 하늘 아래 뜨거운 불길이 부대 바로 앞까지 번지고, 연기와 재가 본격적으로 날아들기 한 시간 전까지도 장병들에게 대피 명령은 내려지지 않았다.
부대원들은 대피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상급부대는 이 같은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상급부대는 오히려 레이더, 미사일 등 장비부터 챙기라고 지시했다.
해당 부대원들은 최초 명령을 따르기 위해 장비 대피를 하려 했지만, 도저히 가능한 상황이 아니었다. 영상통화를 통해 산불의 심각성을 알린 뒤에야 장비를 두고 몸을 피할 수 있었다.
매체는 이 과정에서 일부 부대원들이 산불로 인한 연기를 마셔 응급실 신세를 졌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장병 대피 명령을 제때에 내리지 않은 상급부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시민들은 "장비 옮기다 장병 죽으면 어떻게 할 거냐", "사람이 더 중요한 거 아니냐", "죽으면 책임도 못 질 거면서"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이와 관련 군(軍)은 "매뉴얼상으론 장비보다 인원 대피가 먼저"라면서 "산불 상황에서 부대 철수 관련 대응 과정을 보완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