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신당역 살인마' 전주환 스토킹 피해자가 사망 전 탄원서 통해 남겼던 말

전주환 / 뉴스1


"극단적 생각을 한 적이 있다"...탄원서에 적힌 피해자의 이야기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신당역 살인마' 전주환이 스토킹 혐의로 징역 40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피해자 유족이 언론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딸의 탄원서 내용 일부를 알리며, 울분을 토했다.


지난 16일 MBC는 피해자 유족과 한 인터뷰 내용과 피해자가 재작년 10월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 내용 일부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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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약 2년 동안 스토킹 당했던 피해자 A씨는 전주환이 없는 근무지에서도 두려움에 떨었어야만 했다.


탄원서에서 A씨는 "회사에 출근해 사내 메신저를 켤 때마다 또 어떤 메시지가 와 있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다", "영원히 빠져나갈 수 없는 덫에 걸린 것 같아 극단적 생각을 한 적도 있다"고 저었다.


직위해제 된 전주환이 A씨가 근무하는 서울로 오게 된 이후 내용도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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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가족들을 염려해 아무 사실도 알리지 않아...사건 3시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문자 주고받아


A씨는 "잠이 많아 걱정이던 제가 수면제를 복용한다", "혹시 모를 최악의 상황에 매일 밤을 새우고 잠이 들어도 꿈속에서 같은 일이 반복된다"고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그는 스토킹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족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탄원서에는 "혼자 있기 무서워 고향에 가고 싶지만 가족들에게 털어놓을 순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혹시 모를 일에 가족들도 염려한 셈이다.


A씨의 어머니는 인터뷰에서 "가해자에 대해서 아무것도 들은 바가 없다"며 "마지막까지 저희 가족은 아무도 몰랐다"고 황당해했다. 실제로 A씨 어머니는 사건 발생 3시간 전까지만 해도 스토킹 사실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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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을 앞둔 딸과 문자를 주고받으며, 집세 상담을 하는 등 평범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뒤늦게 스토킹과 관련해 서울교통공사와 법원이 한 안일한 대처에 어머니는 분노하고 말았다.


그는 "법원이 영장 기각한 것, 교통공사는 직위해제된 자가 공사의 통신망을 이용해 (피해자 근무 정보를) 악용하지 않았느냐"며 "그게 너무너무 화가 나고, 원망스럽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런 유족들의 심정에도 불구하고 전주환은 자신의 형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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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어머니는 항소한 사실을 두고 "용서를 구한다는 자가 어떻게 항소할 수 있냐"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형을 마치고 (유족들에게) 보복하러 올까 봐 두렵다"는 말을 덧붙였다.


피해자가 낸 탄원서 마지막에는 "엄벌을 내려달라", "잘 이겨냈고 정말 고생 많았다고, 용기 내길 잘했다고 스스로를 다독여줄 그날이 오길 바란다"고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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