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미제사건 '남촌동 택시강도 살인' 16년 만에 범인 검거...결정적 단서는 '이것'

16년 만에 잡힌 택시기사 살인사건 범인 / 사진 = 인천경찰청


미제 사건으로 분류된 사건, 재수사 끝에 범인 잡아...16년 만에 종결된 사건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인천 남촌동에서 발생한 택시 기사 살인범이 16년 만에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7일 인천경찰청은 40대 A씨와 B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혐의는 강도살인 혐의다.


인천 남촌동 택시 기사 살인사건은 2007년 발생한 사건이다. 경찰은 범인을 잡기 위해 노력했으나, 2016년 사건을 미제 사건으로 분류했다. 허나 6년간 재수사한 끝에 범인을 잡게 됐다.


사진 = 인천경찰청


구치소 동기인 A씨 등은 2007년 7월 1일 오전 3시께 인천 남동구 남촌동 제2경인고속도로 남동고가 밑에서 개인택시를 모는 운전기사 C씨(당시 43세)를 살해하고, 차 안에 있던 현금 6만 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끈으로 C씨의 손목을 묶고 흉기로 찔러 잔혹하게 살해했다. C씨를 살해한 A씨 등은 택시를 빼앗아 2.8km 떨어진 미추홀구 관교동에 C씨의 SM5 택시를 버렸다.


이후 범행 증거를 없애기 위해 택시 안에 있던 C씨의 신분증과 현금을 챙긴 뒤 택시 뒷좌석에 불을 지르고 도주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승객을 가장한 택시강도 살인사건으로 보고 A씨 등을 잡기 위해 추적에 나섰다.


사진 = 인천경찰청


범인 잡기 위해 차량 9만 2천 대 가량을 조사해...관련 수사 기록만 25000페이지가 넘어


A씨 등을 잡기 위해 당시 형사 32명으로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수도권에 등록된 범죄 용의차량 5968대와 통신수사 2만 6300건, 876가구 탐문수사 등 6개월간 방대한 수사를 벌였다. 또 C씨 손목을 묶은 끈과 담배꽁초, 그리고 혈흔 등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의뢰했다.


아울러 택시에서 나온 승객들 지문 등 유전자를 확보해 전과자 등을 대상으로 대조 및 감정을 했으나, 별 소득이 없었다. 이런 노력 끝에도 불구하고 결국 범인을 잡지 못해 2016년 미제 사건으로 분류했다.


이후 인천지방경찰청 강력계 미제 사건 수사팀은 6년간 수사기록과 현장 자료 등을 자세히 재분석하며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했다.


사진 = 인천경찰청


특히 범인들이 택시에 불을 지를 때 사용한 종이 불쏘시개와 방화 현장 인근 폐쇄 회로(CC)TV를 통해 확인된 흰색 번호판 등 범행에 이용된 크레도스 차량 9만 2천 대가량의 자료를 발췌하고, 의심차량을 990대로 압축해 관련자 2400명을 직접 찾아다니며 수사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택시에 불을 지를 때 사용한 차량 설명서 책자에서 '쪽지문'을 찾아내 감정했다. 경찰은 쪽지문에 대한 유력한 단서를 발견했고, 이를 토대로 A씨를 특정해 지난 1월 5일 A씨를 체포했다. 체포된 A씨는 경찰 진술에서 "기억이 없다"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공범 B씨도 지난달 28일 긴급체포했다.


A씨와는 달리 B씨는 "금품을 갈취할 목적으로 A씨와 공모해 범행했다"라고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을 밝히지 못하는 억울한 피해자는 없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6년 동안 강도살인범을 추적했다"며 "관련 수사기록만 2만 5000쪽이 넘는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