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안에"...다급한 할머니 외침에 다시 불길에 뛰어든 새내기 소방관 순직

할아버지가 안에 있다는 말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불길에 뛰어든 새내기 소방관이 순직했다.

입력 2023-03-07 08:34:06
소방관 1명이 순직한 전북 김제시 단독주택 화재 현장을 찾아 보고받고 있는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 / 뉴스1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전북 김제의 한 주택 화재 현장, 안에 사람이 있다는 다급한 외침에 뜨거운 불길로 뛰어들었던 소방관이 순직했다.


임용된 지 1년도 되지 않는 새내기 소방관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6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33분께 김제시 금산면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10여 분 만에 화재 현장에 도착해 오후 9시 8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소방대원들은 작은 방에서 할머니를 구조했다.


대원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빠져나온 할머니는 다급한 목소리로 A 소방관을 붙잡고 "안에 할아버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A 소방관은 곧바로 시뻘건 불길에 휩싸인 주택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불길이 삽시간에 번졌다. 결국 A 소방관은 빠져나오지 못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 소방관은 74세 할아버지와 함께 쓰러진 채 발견됐고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93년생인 A 소방관은 금산 119안전센터 화재 진압대원으로 지난해 5월 임용된 새내기 소방관으로 알려졌다.


현재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라 A 소방관의 위험직무순직을 추진 중이다.


시민들이 추모할 수 있도록 분향소도 마련할 예정이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이도운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마음이 안타깝고 슬픔을 금할 길이 없다"라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마음 깊이 위로를 전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정부는 고인이 가시는 길에 한치의 부족함이 없이 예우를 다해야 할 뿐만 아니라,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라"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