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생일 다음날' 숨진 4살 여자 아이...엄마아빠 핸드폰 속에 담긴 '학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대소변을 가리지 못 한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엄마,아빠에게 학대 당하던 4살 소녀가 생일 다음날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학대를 한 친모와 학대 사시를 모른 채 넘긴 친부가 법의 심판을 받았다.


A씨(29·여)와 B씨(31)는 지난 2016년 결혼해 1남2녀를 낳았다. 이 중 둘째 딸인 C양(4)이 평소 화장실을 가지 않고 기저귀에 용변을 봐 A씨가 스트레스를 받았다.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 둔 A씨는 B씨가 매달 벌어다 주는 150만원으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갔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집 밖에만 있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경제적 어려움에 '독박 육아'까지 도맡게 돼 스트레스가 극심한 수준이었다.


A씨는 C양이 대소변을 가리지 않고도 "기저귀에 대소변을 보지 않았다"며 거짓말까지 하자 홧김에 손찌검을 하고 말았다.


이후 기저귀에 소변만 봐도 C양의 뺨을 때리는 등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1차례에 걸쳐 신체적·정신적 학대를 했다.


심지어 지난 5월12일에는 소변을 보고도 하지 않았다고 거짓말하는 C양을 뒤로 밀었고, C양은 뒤로 넘어지면서 '쾅'하는 소리와 함께 이마를 바닥에 부딪쳤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C양은 병원으로 바로 이송됐으나 머리부위 손상으로 생일 다음날인 지난 5월15일 끝내 숨졌다.


A씨는 지난 4월 B씨에게 "C양 때문에 힘들다"고 호소를 했고, B씨는 C양에게 "왜 화장실에 가지 않느냐" ,"너도 이제 기저귀를 뗄 나이가 됐다. 기저귀 그만 해라"고 말을 하며 C양의 엉덩이를 수차례 때리기도 했다.


B씨는 A씨의 학대로 C양의 온몸에 멍이 들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A씨로부터 C양을 분리하거나 C양을 병원에 데리고 가 치료를 받게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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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당국은 피고인들의 휴대전화를 분석해 이들의 대화 내용을 확인했다. A씨는 B씨에게 메시지를 보내 "오늘부터 손대지 말고 벌 서는 거로 대체하자", "방망이는 버릴게"라고 제안을 했지만, B씨는 "버리지 마. 세게 안 때리고 툭툭 치기만 할 게"라고 했다.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는 징역 7년을, B씨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A씨에게 "과도한 육아 스트레스를 받은 점 등을 고려했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B씨에 대한 항소는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