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경기도 파주 동패동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중상 3명, 경상 6명 등 9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15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54분쯤 경기 파주 동패동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신고가 들어왔다.
이날 오후 7시까지 파악된 중상자는 3명이다. 이 중 2명은 한 때 의식이 없었다가 현재는 회복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황이다. 단 한 명은 아직 구토 증세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중상 4명 경상 17명 등 총 21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단순 흡입자는 집계에서 제외됐다. 다만 통증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을 추가로 파악 중이어서 부상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소방청은 콘크리트 양생 작업 중 피운 갈탄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콘크리트 양생을 위해 갈탄을 피우는 과정에서 날이 추워지자 천막을 쳐 환기가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콘크리트 양생은 시멘트를 단단하게 붙이는 과정이다.
콘크리트를 굳히기 위해서는 현장의 열을 보존하기 위해 천막으로 공간을 가린다. 이때 난로에서 나온 일산화탄소가 빠져나가지 못해 사고가 발생한다.
겨울철 콘크리트 양생을 할 대 피우는 갈탄은 일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데 이때 발생하는 기체에는 색과 냄새가 없어 일산화탄소가 확산해도 인지가 어렵다.
겨울철 건설 현장 질식 사고 3건 중 2건은 콘크리트 양생 중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건설업 실직재해 25건 중 17건이 콘크리트 양생 작업 과정에서 일어났다.
겨울철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양생 중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올해 들어 여러 차례 발생했다.
올해 1월 14일에는 경기 화성의 아파트 현장에서 콘크리트 양생 작업 중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아파트 현장 지하 1층 저수조 바닥에서 콘크리트 양생 중 숯탄 난로를 사용했다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올해 1월 19일에도 대구 아파트의 신축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양생 작업장을 출입하던 노동자 4명이 어지러움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사고 예방을 위해서 유해가스 농도를 확인한 뒤 작업해야 하며, 불가피할 때는 산소호흡기나 송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