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하러 밖에 나왔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웃집 화재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고층 아파트에서 집주인도 모르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를 다른 주민이 발견했다.
분리수거를 위해 바깥에 나왔다가 외투 지퍼를 잠그려 고개를 위로 치켜든 그는 우연히 화재를 목격했다. 그는 즉시 119에 신고하는 한편 아내에게 연락해 이웃들을 대피시키며 초기 대응에 나섰다.
지난 12일 채널A에 따르면 서울 송파소방서 소속 이상윤 소방관과 정소리 소방관은 이웃집에 난 불을 진압했다.
집주인도 몰랐던 화재, "여기가 아니에요"
사고는 지난 6일 저녁 경기 하남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했다. 당시 비번이었던 이씨는 분리수거장에서 쓰레기를 정리하던 중 고층의 베란다 대피공간에서 화재가 난 것을 확인했다.
이후 그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먼저 관리사무소에 대피 방송을 요청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화재 현장으로 올라갔다. 이씨는 화재가 보였던 것으로 추측한 16층으로 뛰어 올라갔지만 집주인은 "여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씨가 확인한 집안 내부에는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었지만 그는 안방 베란다 안쪽에 불이 났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집주인에 안방 베란다와 방화문 건너편을 살펴봐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불길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간다는 점을 고려해 이씨는 위층으로 올라가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이씨, 주민들 대피 도우며 소방관 아내에게 연락해 지원 요청
그러면서 이씨는 집에 있던 아내 소방관 정씨에게 밖으로 나가 불이 난 위치를 다시 확인해달라고 부탁하는 한편 주민들의 대피를 도와달라 요청했다.
남편이 고층에서 주민들에게 화재 사실을 알리며 대피를 돕는 동안 아내는 집 밖을 나와 아래층에서 화재 사실을 알리며 주민들의 대피를 도왔다.
이씨가 위층 세대를 모두 대피시키고 나서야 아파트 내부 비상벨이 울렸고 그는 16층으로 돌아갔다. 화재가 추측됐던 세대의 안방은 스프링클러가 작동해 아수라장인 상태였다.
소방관 부부의 신속한 대처와 더불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하남소방서와 함께 현장을 정리해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뷰에서 이씨는 "불이 났다고 느껴지자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몸이 움직였다"며 "그 상황을 목격한 소방관이라면 다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