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합참의장 "보고 제대로 하지 않은 제 책임"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강원도 강릉에서 발생한 미사일 낙탄 사고와 관련해 김승겸 합동참모의장이 제대로 보고를 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지난 6일 김 의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낙탄 사고 다음 날(5일) 아침까지 대통령실에선 군에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지적하자 자신의 책임이라고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낙탄 사고가 발생한 지 20분가량 지난 4일 오후 11시 20분쯤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에게 사고에 대해 보고했다.
이후 대통령실과 국가안보실에서 군에 사고와 관련한 지시 사항은 나오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김 의장은 대통령실이 별도 지시하지 않은 것은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자신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게 정상적인 안보 관리 상황이라고 보느냐'는 김 의원의 지적에 "합참에서 현장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고려 요인을 정확하게 보고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확히 파악하고 정확한 지침을 하지 못한 건 합참의장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안보 공백' 지적하자 "내가 책임을 못했기 때문"
'안보 공백'이라는 김 의원의 비판에는 "군에서 초동 조치를 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통수권자(윤석열 대통령)까지 안보 공백을 이어간 건 내가 책임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군은 지난 4일 오후 11시께 강원도 강릉 인근의 공군부대 사격장에서 한미 연합 지대지 미사일 사격의 일환으로 동해상 목표물을 향해 '현무-ⅡC' 미사일을 쐈다.
이 미사일은 동쪽으로 날아가지 않고 반대 방향인 서쪽으로 비행하다 발사 지점에서 1km 떨어진 군부대 골프장에 추락했다.
굉음과 불길이 일면서 지역 주민들은 밤새 공포에 떨어야 했다. 군은 어떤 사태가 발생했는지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다가 7시간 만에 유감을 표하고 사과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사고 원인 분석 철저히"
7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날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군사대비태세 유지를 당부하는 한편 강릉 미사일 낙탄 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원인분석과 규명을 강조했다.
이 장관은 "현무 미사일의 비정상적 낙탄 사고와 같이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철저한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 빈틈없는 임무 수행 태세를 완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발생한 과오들을 교훈 삼아 더욱 분발하고 군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훈련과 대비 태세 강화에 매진해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군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김 의장을 비롯해 박정환 육군, 이종호 해군, 정상화 공군참모총장과 김태성 해병대사령관 등 국방부, 합참 각 군의 주요 직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북한의 다양한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한 군사대비태세를 완비하고 정신적 대비태세와 작전 기강을 확립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졌고 국방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