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수유역 숏컷 폭행녀'에 폭행죄 대신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하는 이유
경찰이 이른바 '수유역 숏컷 폭행녀'에게 폭행죄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서울 강북구에 자리한 수유역 인근에서 한 여성이 아버지뻘 남성을 폭행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여성을 입건해 조사한 결과 '일방적인' 여성의 폭행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해당 여성에게 '폭행죄'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30일 SBS 모닝와이드 CCTV로 본 세상에 따르면 폭행 가해자는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영상에 따르면 공무원증을 목에 건 두 남성이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가해자에게 신분을 밝힌 뒤 과태료를 부과하려 했을 때 사건이 벌어졌다.
가해자가 일방적으로 공무원의 얼굴을 수차례 때리고 발로 찼던 것.
유튜브를 통해 퍼진 영상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폭행은 일방적이었다.
구청 관계자는 "신분증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욕설을 하면서 때렸다"라며 "일단 전치 2주 진단이 나온 걸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신적으로 충격을 많이 받은 것 같다"라고 전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가해자가 잘못을 시인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여성에게 폭행죄 혐의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이승기 변호사는 모닝와이드와 인터뷰에서 "공무를 수행 중인 공무원을 폭행할 경우에는 별도의 폭행죄가 성립되는 게 아니라 '형법상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된다"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공무집행방해죄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게 규정돼 있다"라며 "만약 진단서가 제출됐다고 하면 공무집행방해치상죄가 인정돼 가중처벌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폭행죄보다 훨씬 처벌이 세진다.
형법 제260조(폭행 등)에 따르면 사람에 대해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에 처한다.
상습범의 경우 정해진 형량보다 1.5배 더 가중된 처벌을 받는다고 해도 공무집행방해죄·공무집행방해치상죄보다 처벌이 약하다.
시민들은 경찰이 폭행죄를 적용 안 하고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금연 구역에서 흡연을 하고도 이러한 폭력을 저지른 여성에게 엄중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