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화재 현장에서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돕다가 숨진 간호사 현은경 씨의 발인이 엄수됐다.
7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지난 5일 이천시 관고동의 한 병원 건물에서 화재로 숨진 간호사 현 씨의 발인이 엄수됐다.
화재가 발생한 병원에서 10년 넘게 일했던 현씨는 화재 당시 투석 환자들의 대피를 돕다가 숨졌다.
장재구 이천소방서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3층에서 불이 시작돼 4층으로 연기가 올라가긴 했지만 대피할 시간이 충분했다"며 "간호사는 충분히 탈출할 수 있었는데 환자 때문에 병실에 남아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조선일보가 지난 5일 전한 현씨 가족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현씨는 20년 동안 간호사로 일하며 남편과 함께 두 아이를 키웠다.
평소 본인이 힘든 순간에도 내색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에 적극적인 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6일은 현씨 아버지의 팔순 잔치가 열리기도 돼 있어 오래간만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기로 했으나 이를 하루 앞두고 변을 당했다.
현재 군 복무 중인 현씨의 아들은 "어머니는 간호사 일을 하면서도 한 번도 불만을 말한 적도 없고, 내가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얘기를 들어주는 천사 같은 어머니였다"고 밝혔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중인 현씨의 딸은 "사소한 일 때문에 투정 부려도 항상 받아주던 최고의 어머니였다"며 "(어머니가 돌아가신 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분이었는데 이렇게 무표정으로 누워 있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찢어진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현씨와 함께 희생자 4명의 발인이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빈소가 가장 늦게 차려진 80대 남성 1명은 8일 오전 발인식이 진행된다.
경찰은 화재 원인과 함께 3층에서 4층 병원으로 유입된 경로 등을 조사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