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스마트폰 훔쳐 달아난 '촉법소년' 초등학생, 뒤에선 중·고등학생 선배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YouTube '채널A 뉴스'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을 악용한 범죄가 발생했다. 초등학생 두 명이 스마트폰을 절도했는데 그 배후에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있었다.


지난 3일 채널A에 따르면 지난 7월 26일 새벽 초등학생 두 명이 서울 도봉구의 한 스마트폰 매장에 침입해 기기를 훔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손에 커다란 돌을 쥐고 매장 유리벽을 향해 돌을 던졌다. 한 명이 먼저 던지고, 뒤따라 다른 한 명이 다시 던지자 벽에는 커다란 구멍이 났다.


에어컨 실외기를 밟고 깨진 구멍을 통해 매장에 침입한 이들은 스마트폰 여섯 대를 훔쳐 달아났다. 인근에서 이를 지켜본 신고자가 소리를 질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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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 결과 해당 사건은 초등생의 단독 범죄가 아니었다. 이들이 돌로 유리벽을 깨뜨리기 전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먼저 매장을 살펴보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 화면에 포착됐다.


이후 중고생들은 길거리에서 초등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매장과 80m 떨어진 인도 연석에 앉아 초등학생들의 범행을 지켜봤다.


중고생들은 모두 만 14세 이상으로 범행을 저지를 경우 형사 처벌 대상자가 되지만 초등학생들은 촉법소년으로 처벌을 받지 않는다.


도난당한 스마트폰 일부는 이미 중고거래 시장에서 판매됐다. 매장 주인은 "초등학생들이 벌인 일이라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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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들이 촉법소년 제도를 악용해 초등학생들에게 범행을 지시했는지 조사하는 한편 중고생들에게 특수절도나 특수절도 교사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추진 중이다. 


한동훈 장관이 이끄는 법무부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위해 지난 6월 검찰국·범죄예방정책국·인권국·교정본부 등이 참여하는 촉법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 TF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국가인권위원회는 "아동이 과거보다 신체적으로 빨리 성숙한다 해도 변별력이 커졌다 보기 어렵다"며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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