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방학을 맞이한 대학생 A씨의 밤낮은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정오를 넘겨 일어나서 게임을 하다가 해 뜨는 걸 보고 자는 일상이 계속됐다.
새벽 1시에 선배에게 문자가 그날도 티어를 올리기 위해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에 매진하고 있었다.
게임 한 판이 끝난 뒤에 본 문자에는 'OO 학번 선배 부친상 XX 장례식장 발인: 모일 모시'라고 적혀 있었다.
A씨는 '밤낮이 바뀐 김에 일찍 갔다 오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새벽 5시 첫차를 타고 5시 50분쯤 장례식에 도착했다.
장례식장에서 A씨를 본 선배는 손을 부여잡고 펑펑 눈물을 쏟았다. '맨 처음 왔다'는 이유였다.
이른 아침, 썰렁한 장례식장에서 조문한 A씨는 식탁에 비닐을 씌우고 한 자리를 차지한 채 밥과 육개장, 수육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선배에게 "뭐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었다. "괜찮다"는 답변을 들은 A씨는 집으로 돌아와 다시 '롤'을 했다.
이후 몇 년이 지났지만 당시 무한 감동을 받은 선배는 매년 A씨에게 고맙다는 '감사 문자'를 보내고 있다.
A씨는 "지금 생각하면 그 선배가 왜 운 줄 알 거 같은데, 그때 난 그냥 낮밤이 바뀐 사람이었음"이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전해진 이 사연에 누리꾼들은 재밌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힘들 때 가장 고마운 사람은 쉽게 잊히질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밤낮이 바뀐 사람이더라도 새벽 5시에 첫차 타고 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경사에는 안 가도 애사에는 꼭 가라는 말이 있는 듯", "고마움을 잊지 않는 선배도 너무 멋지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