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이젠 정말 이혼 마음이 굴뚝같이 솟아오릅니다"
임신 8개월 차인 아내를 둔 남편의 호소. 무책임한 남편처럼 보이는 그의 하소연에 비난 대신 위로가 쏟아지고 있다.
남편은 생산직으로 일하고 있는데 일이 매우 고되다. 보통 아침 7시 30분에 출근해서 밤 12시가 되어야 집에 도착한다.
하지만 그는 임신한 아내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잠들지 않고 있던 아내의 말동무를 해주고, 같이 드라마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피곤해서 바로 잠들고 싶었으나 아내를 향한 배려가 아니라고 생각해 밤늦게라도 아내가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고 하면 냉큼 달려가 사 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회사에서 매우 고된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왔다가 일이 터졌다.
회사에서 정확히 이틀 동안 6시간을 자고 40시간을 일하고 온 남편은 아내에게 "여보, 미안하지만 오늘은 일찍 자고 싶어. 바로 가서 눕게 이불만 깨끗하게 정리해 줘"라고 부탁했다.
침대 위에 어지럽혀진 쓰레기와 책을 치우고 누워서 잘 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러나 아내는 "내가 그런 걸 어떻게 하냐"며 남편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 남편은 "너무 피곤해서 자고 싶어"라고 부탁했지만 아내는 "아니 얘기 좀 하고 자자고"라며 보챘다.
피곤했던 남편은 자신도 모르게 짜증이 치솟은 듯하다. 그는 "여보, 나 이틀 동안 야근하고 온 사람이야. 제발 잠 좀 자게 내버려 둬"라고 했다.
이 말에 아내 또한 "네 애새끼 임신한 여자한테 뭐? 너는 잠이 먼저야 내가 먼저야"라고 받아치면서 싸움으로 번졌다.
아내는 다음날 아침 "네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라는 문자 한 통 남기고 친정으로 가버렸다.
문자를 받아 본 남편은 "솔직히 이제 너무 지친다. 아내한테 잘해줘야 된다는 거 맞다. 그러나 나도 사람인데, 힘들 땐 쉬어야 하는 사람인데, 진짜 로봇처럼 살아야 하나?"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죽을 만큼 힘들다. 이혼하고 싶다"며 자신의 감정을 전했다.
지난 2012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해당 사연은 최근 다시 재조명되면서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누리꾼들은 "글만 읽어도 너무 답답해진다", "애 태어나면 지옥을 보는 거 아니냐", "왕을 모시고 사네" 등의 반응을 보이는 중이다.
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 대학교 연구진이 평균 25세 남성 1만 62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 출생 5년 이내에 아빠들이 미혼인 또래 남성에 비해 우울증을 앓을 확률이 68%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를 낳은 엄마와 마찬가지로 생후 12주 내에 우울감을 느끼는 아빠도 25%가 넘었다. 경제적인 부담감은 물론 역할 또한 커지게 되면서 스트레스가 극심해지는 것이다.
남편의 이러한 심리적인 변화는 음주 또는 짜증으로 번지면서 가정불화로 이어지기까지 한다.
때문에 엄마와 아빠 모두 한 사람의 수고나 노력으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공감해야 한다. 부부는 동반자이자 친구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