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당신에게 남은 시간이 2주밖에 없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아마 대부분이 '소중한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것', '원 없이 돈을 펑펑 써보는 것', '추억이 있는 여행지를 다시 가보는 것'처럼 자신을 위한 소원을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 타인을 위한 선행으로 14년 전 전 세계를 울린 한 소년의 마지막 소원이 있다.
2008년 11월 21일, 미국 워싱턴주 바셀에 살던 11살 소년 브렌든 포스터(Brenden Foster)가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미국 전역은 슬픔에 빠졌다.
소년은 세상을 떠나기 전 미국 사회에 따뜻한 울림을 전한 주인공이었다.
2005년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던 브렌든은 2008년 초 의사로부터 2주밖에 남지 않았다는 진단을 받았다.
11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시한부 선고를 받은 브렌든을 위해 엄마는 남은 시간 동안 하고 싶은 소원을 물었다.
병원에서 돌아오며 길에서 구걸을 하던 노숙자를 본 브렌든은 값비싼 장난감이나 호화로운 휴가 대신 남은 모든 에너지를 노숙자를 위해 쓰고 싶다고 말했다.
브렌든은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며 그들에게 샌드위치를 주고 싶다는 소원을 빌었다.
백혈병은 소년의 모든 것을 앗아갔지만, 소년은 자신의 모든 힘을 남에게 쓰고 싶어 했다.
하지만 걸을 수조차 없는 브렌든이 직접 샌드위치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했다.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어린 브렌든의 의젓한 소원은 이웃들에게 알려지며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
시애틀의 자원봉사자 중 한 명인 제니퍼 모리슨(Jennifer Morrison)은 브렌든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15명의 사람들과 함께 200개의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소년의 마지막 소원은 각종 TV 방송을 통해 미국 전역에 전해졌고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을 전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단 2주만에 95,000달러(한화 약 1억 1,500만 원)가 넘는 기부금이 모였고 어마어마한 양의 식재료가 무려 트럭 7대에 실려왔다.
자원봉사자들은 샌드위치 포장에 '러브 브렌든(LOVE BRENDEN)'을 새겨 노숙자들에게 보냈다.
그렇게 2주 동안 로스앤젤레스에서만 약 2500명이 넘는 노숙자에게 '러브 브렌든' 샌드위치가 제공됐다.
샌드위치를 받은 한 노숙자는 "이렇게 어린 소년이 보여준 용기와 같은 것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소년의 따뜻한 마음은 저의 말문을 막히게 했습니다"라며 울먹였다.
이후 어른스러운 브렌든의 모습이 담긴 마지막 인터뷰는 많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삶에 있어서 가장 좋은 게 뭐라고 생각하니?"라는 기자의 말에 브렌든은 "그냥 살아있다는 거요"라고 답했다.
죽음을 앞둔 것에 대해서도 "죽음은 언젠간 찾아와요. 자연스러운 거예요"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브렌든은 애써 눈물을 참으며 "노숙인분들이 샌드위치를 받으셨다니 너무 행복해요. 제 숨이 멎는 그 순간까지 저는 이제 행복할 것 같아요"라며 소감을 밝혔다.
브렌든의 마지막 인터뷰를 진행한 CNN의 기자는 소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1살 소년의 몸에 어른의 영혼이 깃든 듯했다"
브렌든은 인터뷰 다음날 엄마의 품에서 평온한 모습으로 영면에 들었다.
소년은 마지막으로 "당신의 꿈을 따르세요. 그 어떤 것도 꿈을 좇는 당신을 막지 못하게 하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
브렌든의 엄마 웬디 포스터(Wendy Foster)는 "브렌든에게 2주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을 전해줬을 때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기에 천국에 왜 이렇게 빨리 와야 했는지 신에게 여쭤볼 거예요'라고 말했다"라면서 "러브 브렌든을 위해 노력해 준 사람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해양 사진가를 꿈꾸던 햇살처럼 밝고 따뜻했던 11살 브렌든이 천국으로 떠난지 14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소년의 마음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아래 영상으로 브렌든의 마지막 인터뷰를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