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따뜻한 봄바람이 서서히 불어오기 시작하자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줬던, 하지만 이제는 볼 수 없는 인물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햇수로는 5년 전. 급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난 배우 故 김주혁 또한 그리움의 대상이다. 어제는 인기 온라인 커뮤니에 한 남성팬의 과거글이 공유되면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적셨다.
공유된 글은 지난해 11월 게재됐다. 이 글은 김주혁을 직접 보고 겪은 남성팬이 올린 글이었다.
글에 따르면 남성팬 A씨는 당시 전라도에서 실업계 고등학교를 다니며 전공기능올림픽 대회에서 메달을 목표하던 학생이었다.
그는 홀로 서울에 전지훈련을 갔다가 길을 잃어 추운 밤 낯선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었다. 수중에는 2만원도 채 없어 택시를 타고 목적지를 갈 수 없었다.
택시비보다 더 비싼 숙소 역시 잡을 수 있는 형편이 못 됐다.
그러던 A씨 앞에 낯선 SUV 한 대가 멈춰 섰다.
창문이 열린 조수석에서는 한 험상궂게 생긴 남성이 나타났다. 그는 "거기서 뭐 하냐. 30분 동안 보고 있었는데 버스 끊겨서 그러는 거 아니냐"며 태워주겠다고 얘기했지만 A씨는 무서운 마음에 거절 의사를 내놓았다.
완고한 A씨의 거절에 자리를 옮기려던 차량 뒷좌석에서는 선한 외모의 한 남성이 문을 열며 "그러지 말고 타라. 데려다 드리겠다"고 말을 건넸다.
남성은 바로 배우 故김주혁이었다.
김주혁은 A씨가 자신을 못 알아보는 눈치에 "혹시 나 모르나. 우리 더 열심히 해야겠다"며 네이버에 자신을 검색해 보여준 뒤 "위험한 사람 아니다. 데려다 주겠다"고 A씨를 설득했다.
당시 김주혁을 못 알아본 A씨는 무서운 마음에 재차 거절했다.
김주혁의 선한 인상에 설득된 A씨는 차에 탑승했고 김주혁은 이동하던 중에도 "진짜 나 모르나. 영화랑 드라마에 가끔 나온다"고 웃으며 얘기해 긴장감 있던 분위기를 해소시켰다.
김주혁은 A씨가 길을 잃었다는 소식에 국밥집에 내려 따뜻한 국밥과 순대를 먹였다. A씨가 배부를 때까지 먹는 모습을 구경하면서 A씨의 일상을 물어봤다.
이후 새벽 3시 30분이 지나자 김주혁은 예약한 민박에 못 데려다줄 것 같다고 사과하면서 자신이 머물던 호텔 숙소에 A씨를 예약시켜줬다. 그러고는 3만원을 건네준 뒤 숙소로 향하는 버스의 정류장 위치를 알려줬다.
그러면서 종이에 싸인 하나 해준 뒤 A씨가 메달 딸 때 맛있는 거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A씨는 김주혁과의 만남은 짧았지만 베푼 호의와 따뜻한 마음은 아직도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끝으로 "그곳에는 편안하셨으면 좋겠다"며 글을 끝맺었다.
A씨의 글을 본 누리꾼들은 "읽다가 조금 눈물 나왔다", "사람 참 괜찮게 살았네", "글이 너무 생생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