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월)

범죄자 DNA로 '가계도' 그려 58년 미제 사건 범인 찾은 20살 청년

(가운데) 에릭 슈베르트 / CBC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20살이라는 나이에 58년 동안 범인을 찾아내지 못한 미제 사건을 풀어 어린 소녀의 한을 풀어준 청년이 있다.


바로 에릭 슈베르트(Eric Schubert)가 그 주인공이다.


58년간 경찰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낸 이 청년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지난 2월 10(현지 시간) 미국 전역에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무려 58년 만에 미제 사건의 범인을 찾았다는 소식이었다.


에릭 슈베르트 / CBC


피해자 마리스 앤 치브렐라 / CNN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경찰은 기자회견을 열고 1964년 실종 당시 9살이던 마리스 앤 치브렐라(Marise Ann Chiverella)의 시신을 찾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용의자의 시신도 찾았다. 그의 DNA가 피해자의 외투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하면서 그가 범인임이 드러났다.


앞서 약 58년 전인 1964년 3월 18일 아침, 펜실베이니아주 헤이즐턴에 있는 학교에 가던 마리스가 실종됐다.


납치된 마리스는 성폭행 당한 후 목이 졸려 사망했다.


범인 제임스 폴 포르테 / CNN


DNA 채취를 위해 파헤쳐진 포르테의 무덤 / CNN


범인은 폭행 전과가 있는 바텐더 제임스 폴 포르테(James Paul Forte)였다.


그는 1980년 38새의 나이로 자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범인을 쫓기 위해 230명이 넘는 경찰 병력이 투입됐지만 용의자의 이름을 확보한 것은 무려 50년 이상이 지난 2020년이었다.


여기에는 계보학자인 에릭의 공이 컸다.


CNN


시간이 흐른 후 DNA 기술로 포르테가 속한 가족관계 계보를 그릴 수 있게 됐고, 여기에 유전 계보 전문가인 대학생 에릭이 참여하면서 용의자 명단을 좁힐 수 있었다.


엘리자베스타운 칼리지에서 역사를 전공한 3년차 계보학자 에릭은 DNA 기술을 사용해 소녀의 외투에 있는 샘플과 일치하는 것을 찾았고 이를 이용해 먼 친척, 가해자의 여섯 번째 사촌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찾아냈다.


에릭은 2년 동안 경찰에 더 많은 DNA 샘플을 요청해 DNA 검사와 전통적인 족보 연구를 혼합한 방식으로 미제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다.


그는 "용의자가 결혼한 적이 없고 자녀도 없었기 때문에 완벽한 DNA 일치 결과를 얻으려면 계보 마지막에 그가 있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에릭 슈베르트는 계보를 그릴 때 각종 청원서, 영수증 등 서류를 살펴본다고 설명했다. / PHILLYVOICE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유전자 계보를 이용해 해결된 미제 사건중 4번째로 오래된 사건이자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가장 오래된 사건으로 알려졌다.


에릭은 "이 모든 작업에 투입된 조사는 내가 한 계보 작업 중 가장 어렵고 평생 해본 일 중 가장 힘든 일이었다"라면서 "치브렐라 가족에 대한 해답을 줄 팀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의미가 깊다"라고 말했다.


이에 치브렐라의 동생 카르멘 마리 라드케(Carmen Marie Radke)는 "드디어 정의가 실현됐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20살의 나이에 58년 동안 해결되지 못한 미제 사건을 푼 에릭에게 미국인들은 찬사를 보냈다.


현재도 그는 펜실베이니아주 경찰의 업무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