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배달비 비싸서 포장 주문하게 돼 어쩔 수 없이 밖에 나왔습니다. 이제 돈 벌어서 엄마, 아빠에게 맛있는 것 사드리고 싶어요"
연이은 취업 실패에 함껏 움츠러든 청년이 은둔 생활을 하던 중 치솟는 배달비를 견디지 못하고 세상 밖으로 나섰다.
배달 음식으로 배를 채우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청년 A씨는 어느 날 고가의 배달비를 보며 문득 부모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A씨는 덜컥 겁이 났지만 배달 대신 직접 포장 주문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시작은 비교적 사람이 적을만한 동네 치킨집이었다.
그는 치킨집을 향해 걸음을 옮기면서 "무엇을 주문했고, 지금 받으러 왔다" 이 한마디 말을 머릿속에서 수십 번 상상하며 되뇌었다.
혹시 발음이 꼬이거나 직원이 잘 알아듣지 못해 되물으면 어쩌나 걱정이 앞섰다. 직원이 한숨이라도 쉬면 다시 똑바로 말할 자신도 없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급기야 심상이 쿵쾅거리며 눈물까지 나올 뻔했다.
"치킨... 찾으러 왔는데요..."
A씨의 걱정과는 달리 세상은 그에게 친절했다. 치킨을 건네며 맛있게 먹으라는 직원의 말이 굳어 있던 A씨의 마음을 녹이며 안심시켰다.
덕분에 그는 이후로도 몇 번이나 방문 포장에 성공하며 자신감을 쌓아나갔다. 다만 유동인구가 많은 유명 패스트푸드점은 그에게 아직 커다란 산이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포장 주문을 도전하려니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픽업 절차는 더 복잡했고, 매장 안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젊은 아르바이트생을 보니 아직까지 부모님이 주신 용돈으로 치킨 사먹는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잠깐 동안 자괴감이 느껴졌지만 A씨는 마음을 다잡고 도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패스트푸드점 주문까지 섭렵한 A씨는 이제 포장 주문에 충분히 익숙해졌다는 전언이다.
그는 "아직 보잘것없지만 조그만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이 생겼는데, 회사에 다녀보고 싶은 것"이라며 용기 내 희망을 밝혔다.
끝으로는 올해 꼭 취직했으면 좋겠다며 "돈 벌어서 엄마, 아빠에게 맛있는 것 사드리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지난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를 통해 사연을 전한 A씨에게는 누리꾼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취뽀 하길", "파이팅!", "시작이 반이다", "좋은 일만 가득하길" 등의 댓글을 남겼다.
누군가에겐 사소할 수도 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실제 사람 목소리보다 유튜브 음성을 더 가깝게 접했던 그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덕분에 A씨는 이제 사람과 소통하는 일이 더 이상 어렵지 않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