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자신의 집으로 잘못 배달된 음식이 식을까 봐 직접 배달에 나선 아파트 입주민이 나타났다.
지난 30일 A씨는 초인종이 울리는 소리에 현관 밖으로 나섰다. 문 앞에는 주문한 적이 없는 햄버거 세트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주문서를 확인했더니 A씨가 살고 있는 동이 아닌 같은 호수의 다른 동으로 갔어야 할 햄버거였고, 배달원은 이미 음식을 놓고 떠나버렸다.
요청사항에는 초인종 누르고 문 앞에 놓고 가라고만 쓰여 있었다. 배달원 연락처도 알 수 없어 A씨는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잠시 고민에 빠졌던 A씨는 더 이상 음식이 식어가는 걸 지켜 볼 수만은 없었다. 결국 햄버거 봉투를 집어 들고 발걸음을 옮겼다.
"띵똥 - 배달왔어요!"
직접 배달에 나선 A씨는 주문서에 적힌 요청사항대로 초인종을 누른 뒤 한마디 외침만 남기고 황급히 자리를 빠져나왔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를 통해 사연을 전한 A씨에게 누리꾼들은 좋은 일 했다며 한마디씩 칭찬을 남겼다. 그는 배달 실수로 인해 멘붕이 오고 심각할 경우 금액까지 물어줘야 할 배달원에게 은인인 셈이란 칭찬도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점점 더 급하게 배달하는 실정에 정작 서비스는 엉망이라며 일부 배달원들의 행태를 지적했다.
다른 동 같은 호수에 사는 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일 수 있다. 만약 A씨가 외면했더라면 주문자는 긴 기다림 끝에 번거로운 확인까지 거치고서야 식사를 시작했을 터다.
A씨의 작은 수고로움 덕분에 다른 동 같은 호수에 살고 있는 누군가는 제시간에 맞춰 식지 않은 햄버거를 먹을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