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관용씨에게 마트는 또 하나의 완벽한 세상이다"
경기도 화성시의 한 마트에는 정식 직원도 아닌데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물건들을 칼정리하고 사라지는 비밀 직원이 있다.
직원도 아닌데 흐트러진 물건들을 혼자서 정리하는 그는 과연 누구일까. 9년 가까이 매일같이 마트로 출근하는 관용씨는 그를 모르는 직원이 없는 단골손님이다.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우와한 비디오'에서는 92년 9월생 이관용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행동이 조금 남달라 보이는 관용씨는 사실 발달 장애를 가지고 있다.
시키는 사람 한 명 없어도 관용씨가 마트에 출근 도장을 찍는 이유는 흐트러진 물건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사람들이 물건을 쉽고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비어있는 진열대에 물건을 채우고, 흐트러진 음료를 가지런히 정리한다. 또 보이지 않는 곳곳의 쓰레기까지 깨끗하게 치운다. 이 마트의 명예직원인 셈이다.
관용씨가 제일 좋아하는 코너는 수족관 구경이다.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듯 먹이 주는 법도 정확히 알고 있다.
"물고기야 맛있게 먹어~"
그가 작은 생명까지 소중히 챙기며 인사도 빼놓지 않고 수족관 삼매경에 빠져있을 때쯤, 멀리서 흐뭇한 표정으로 데리러 온 어머니와 함께 관용씨는 귀가한다.
관용씨는 3살이 되던 해 발달장애 판정을 받았다. 그날 이후 어머니의 하늘이 무너져 내리던 순간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엄마는 엄마이기에 눈물을 삼키며 그 시간들을 이겨냈다. 그 시간들 속에 관용씨 곁을 지킨 또 한 사람은 바로 그의 누나다.
지친 어머니가 대충 챙기려고 해도 누나는 "관용이는 다른 사람이 볼 때 지저분하게 보이면 안 된다"며 본인이 옷도 사주고 신발도 항상 더 좋은 걸로 선물하고, 관용씨가 혼자서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들은 믿고 기다려줬다.
관용씨가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늘 곁에서 함께 있어준 가족들 덕분에 그는 이처럼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아졌다.
관용씨의 상황을 접한 전문가는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가서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감과 안정감을 줄 수 있다. 사람들과의 소통, 즐거움, 안정감 등을 통해 사회에서 자립심과 사회성을 키우는데 큰 도움을 준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누리꾼들은 "마트에서 명예직원으로 채용해도 큰 도움이 될 듯", "편견이 사라지는 사회, 다 함께 공존하며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갑시다", "참 아름다운 가족" 등의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있다.
진심으로 마트라는 공간을 사랑하는 관용씨와 그 마음을 애정으로 보듬어 준 따뜻한 세상 덕분에 관용씨에게 마트는 또 하나의 완벽한 세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