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세상에 산타가 어디 있어. 다 거짓말이야"
아이들이 자라 어느덧 세상을 깨닫게 되면 꼭 한마디 하는 이 진실.
세상에 산타는 없다지만, 아직 동심이 가득한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던 유치원 선생님은 부모님들에게 '비밀 편지'를 썼다.
이 편지를 받아 부모님에게 건넨 이는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 수도 있었지만 편지에 마법 결계를 쳐놓은 선생님의 센스 덕분에 올해도 산타 할아버지가 있는 세상에서 살 수 있게 됐다.
이 마법의 편지는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되고 있는 유치원 선생님의 가정통신문이다. 통신문을 보면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유치원에서 선물 증정식을 진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이들은 선물은 산타 할아버지가 준다고 믿는데, 아이들 손에 쥐어준 이 통신문에 끔찍한(?) 진실이 담겨 있다니. 아이들이 알게 되면 상처를 받을까 걱정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공문을 읽다 보면 그 걱정은 추위 속에서도 사르르 녹아버리고 만다.
"Santa Claus와의 즐거운 만남을 기다리며 1년 동안 바른 행동을 실천하고 예쁜 마음을 가지고 생활한 子女에게 줄 Present를 12월 13일(월)~12월 16일(목)까지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공문 중간중간에 한글이 아닌 영어와 한문이 섞여있는 것. 이른바 국한영 혼용문이다.
산타 파티는 영어로 Santa Party라고 적혀있고, 자녀는 子女, 선물은 present, 카드는 card, 동심은 동心 등 몇몇 단어들이 영어 혹은 한자로 적혀 있다.
혹시나 아이들이 공문을 읽고는 산타 할아버지가 아닌 부모님이 선물을 준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될까 봐 아이들이 이해하지 못하도록 선생님이 마법 주문을 걸어놓은 것이다.
선생님의 센스 덕분에 부모님에게 통신문을 건네주기 전 내용을 한번쯤 읽어봤을 수도 있는 아이들은 다행히 어른들 세상의 진실을 모를 수 있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아이들 동심 지켜주려는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의 노력이 너무 귀엽다", "유치원 때 원장 선생님이 산타 모자 쓰고 산타 분장하는 거 보고 충격받았었는데..", "나도 어렸을 때 부모님이 선물 주는 건 줄 모르고 딴 친구가 받은 거 부러워서 울었었는데" 등 다양한 반응을 내놓았다.
그 가운데 한 누리꾼은 "지난해 저희 아이 유치원에서는 이렇게 왔다"며 "성탄 膳物(선물)은 어린이들 모르게 보내달라. 膳物은 계획적인 한자 표기이니 해량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적혀 있는 공문 사진을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