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결혼? 그냥 안 해요"
요즘 2030세대 사이 결혼하는 사람이 계속 줄어드는 대신 혼자 사는 사람은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JTBC는 미혼 남녀 '1300명'에게 "왜 결혼이 하고 싶지 않은지'에 대해 물은 결과에 대해 보도했다. 그런데 이들이 입 모아 말하는 답변이 다소 아리송했다. 결혼이 '그냥' 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다.
특히 여성들은 31.6%라는 가장 높은 비율로 "결혼이 '그냥' 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남성 응답자 중에서는 17.5%가 같은 이유를 꼽으며 세 번째 순위를 차지했다.
이들에게 결혼과 관련한 '그냥'이라는 단어는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 사실 '그냥'에는 콕 집어 말할 수 없는 수많은 부담감이 내포돼 있었다.
인터뷰에 응한 23세 여성 A씨는 "딱 한 개의 요인을 꼽기보단 사회적인 시선, 경제 부담, 경력단절 등 모든 걸 다 담은 게 '그냥'이라는 단어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외 다른 청년들 역시 내 집 마련에 대한 부담, 육아 부담, 경력 단절 등 눈앞에 닥칠 막연한 부담감들을 "그냥"이라는 한 마디로 함축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다수의 청년들이 결혼으로 짊어지게 될 부담을 '그냥'이라는 단어에 함축하며 피하는 데는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남녀 모두 가정과 자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기보다 '나의 일'과 '나의 생활'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과거와 달리 요즘 청년층에서는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가정을 꾸린 미래의 엄마, 아빠가 아닌 노동자 혹은 나 자신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크게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결혼과 출산이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위험한 일로 인식되는 데 비해, 각종 지원 및 정책은 현실적으로 쉽사리 와닿지 않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체성이 확고한 개인의 자아실현과 결혼·육아가 공존할 수 있도록 사회적 차원의 노력이 없다면 이처럼 결혼과 출산을 비합리적 선택이라고 여기며 '그냥'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