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월)

극단적 선택 '예고글'에 달린 댓글 보고 살게된 32살 청년이 7개월 뒤에 전한 소식

기사오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짧으면 짧고 길면 긴 7개월이란 시간 속에서 저를 알아봐 주실 수 있는 그때 그분들이 아직 남아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7개월 전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고 연락이 두절됐던 32살의 청년이 다시 글을 남겼다. 


그는 7개월 전 암울한 이야기로 가득했던 자신의 글에 댓글을 남겨준 사람들을 향해 감사하다고 천 번, 만 번 절을 드려도 모자랄 것 같다고 했다. 


지난 4월 그는 차 안에서 번개탄과 소주 병을 두고 찍은 사진 한 장을 남기며 극단적 선택을 예고했다. 


7개월 전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며 올린 사진 / 보배드림


가족 하나 없이 혼자 살아온 그에게 세상은 가혹했다. 뉴스는커녕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남들 사는 만큼만 살아보자'며 아등바등 살았는데 보이스피싱을 당했다. 


그 돈을 메꾸려다 보니 빚은 어느새 감당 못할 수준이 됐다. 


그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싶다. 돈 천만 원 구할 곳 없는 30대 인생이 결국 내가 만든 인생이지만 원망스럽더라. 06년도에 구매했던 애지중지한 모닝 안에서 이만 잠들도록 하겠다"며 극단적 선택을 예고했다. 


이런 그를 주저하게 만든 건 "같이 내일을 기대해 보자"며 달린 수많은 댓글들과 관심이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수많은 이들의 청년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고 자신의 이야기를 풀었다. 큰 빚을 진 사람들, 사기를 당한 사람들, 어려움 끝에 희망을 발견한 사람들, 끝까지 견딘 끝에 웃음을 되찾은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그들의 이야기에 소주 병나발을 들면서 한참을 고민하던 청년은 결국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7개월 만에 돌아온 청년은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다시 찾아와 그동안 정신병원에서 시간을 보내며 당시 자신에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준 사람들이 생각났다고 전했다. 


위로받을 지인 하나 없어서, 소식을 전할 사람 하나 없어서 남긴 글에 마치 자기 일처럼 발 벗고 나선 사람들을 향해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겼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현재의 근황도 전했다. 퇴원하자마자 어깨까지 내려온 긴 머릴 짧게 자르고 운송직에 취직했고 했다. 가진 것도, 남은 것도 없지만 다시 한번 힘내서 삶의 의미를 되찾고 싶다고 했다. 


연말도, 다가오는 생일도 언젠가는 찾아올 거란 기대를 갖고 살아보겠다고 했다. 


댓글 하나로 사람을 살려냈던 누리꾼들은 다시 한번 희망 가득 찬 댓글로 그의 삶에 숨을 불어넣었다.


이들은 청년을 향해 "살아줘서 고맙다"며 "함께 힘내서 같이 살아봅시다"라고 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댓글로 다시 삶의 희망을 찾은 청년의 게시물은 따뜻한 온기로 가득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