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구로구 아파트에서 외벽을 청소하던 20대 남성이 추락사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한 건설사 직원이 블라인드에 쓴 글이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바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사용하는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는 "왜? 건설사만 나쁜 놈 취급 당해야 해?"라는 제목으로 건설사 직원 A씨가 작성한 글이 게재됐다.
A씨는 "안타까운 건 맞지만 따지고 보면 본인이 잘못한 건데 사회가 잘못된 양, 누군가가 잘못한 양, 감성팔이 하는 짓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어 "다 본인들이 자초한 일. 나아가 건설회사 다니는 입장에서 원청에서 해줄 것 다해주고 규정대로 지원하고 심지어 모든 것을 다 챙겨줘도 자기 목숨 맘대로 쓰는 걸 왜 우리 탓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본인이 부주의해서 돌뿌리에 걸려 넘어진 걸 나라에서 다 책임질 거냐라며 "우리만 처벌하지 말고 당사자도 처벌하게 해라"라고 밝혔다.
해당 글에는 1군 하청업체 사장이라고 밝힌 이의 반박이 달리기도 했다.
그는 "웃기고 있다. 금액은 더럽게 짜게 주고 하청들 경쟁시켜서 단간 10년 전보다도 싸게 하도급 시키면서 웃기고 앉았네"라고 댓글을 달았다.
A씨의 블라인드 글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그를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규정대로 해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서는 욕할 거 없다. 규정상 문제가 있었다면 그에 맞게 처벌하면 된다. 그럼에도 젊은 한 생명의 죽음에 대해서는 애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8일 23살의 청년이 아파트 외벽을 청소하던 중에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옥상에 로프를 매달아 안전대에 앉아 작업을 하는 도중, 로프가 갑자기 끊어져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년은 아파트 외벽 도색 업체에서 청소 일감을 받은 하도급 업체 소속으로 경찰은 이 업체가 노동자들의 안전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작업 전 이미 로프에 마모된 흔적이 있었고 주 로프가 끊어져도 작업자가 추락하지 않게 보조하는 보조 로프가 있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파트 옥상에서 위험을 감시해야 할 관리감독자도 사고 당시 지상에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만간 업체 대표를 불러 업무상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