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동물구조단체 '나우자드(Nowzad)'를 운영 중인 영국 남성이 보호소에 있던 개와 고양이 173마리를 전세기에 태워 구조했다.
지난 29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 선(The Sun)'은 전직 해병이자 동물 보호 활동가인 폴 파딩(Pen Farthing, 57)이 173마리의 동물들과 함께 런던 히스로 공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딩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후 보호소 직원들과 남겨진 개와 고양이를 구조하기 위한 모금 활동을 펼쳤다.
수억 원을 후원받은 파딩은 민간 전세기를 예약했으나 국방부가 공군 항공기에 개와 고양이를 태울 수 없다고 못을 박아 갈등을 빚었다.
파딩 측은 자동차 등 화물은 태우면서 동물을 왜 안되냐며 정부를 압박하는 여론을 조성했고 결국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민간 전세기를 이용해 동물들을 데려가도 좋다고 입장을 바꿨다.
우여곡절 끝에 파딩은 구출 작전을 펼칠 수 있었다. 구출 계획에는 개 94마리와 고양이 79마리, 보호소의 수의사, 구조대원 등 68명을 포함한 아프간 피란민이 포함됐다.
보호소 직원들은 파딩의 도움을 받아 모두 비자 발급을 받았으며 동물들을 미리 케이지에 넣고 탈출 신호를 기다렸다.
하지만 해당 전세기에는 영국인인 파딩과 173마리의 동물만 탈 수 있었다. 직원들의 이동 관련 서류 승인이 끝까지 나지 않았기 때문.
현재 아프간 정권을 장악한 탈레반은 유효한 여행 서류를 소지한 사람만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다.
동물들만 데려오고 보호소 직원들은 구출하는 데 실패한 파딩에게 "사람보다 동물이 먼저냐", "희망을 품었을 텐데 보호소 직원들이 불쌍하다"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보호소 직원들과 동물을 구출하기 위해서 모금 활동까지 펼치며 노력한 건 칭찬 받아 마땅하다"며 두둔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