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월)

4개월 사귄 남자친구가 '다른 남자'와 바람 피워 이별한 서울대생의 '대숲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net '더러버'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한 서울대생이 익명 게시판을 통해 동성인 남자친구와 헤어진 경험을 고백하며 현실을 한탄했다.


23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서 남학생 A씨는 "난 아직도 형 때문에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라고 글을 올렸다.


"욕먹을 각오로 글을 쓴다"며 말문을 연 그는 "우리가 연락을 처음 시작했을 때 형이 새벽에 치맥 하자며 나를 불러냈다"고 두 사람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이어 "난 그날의 분위기와 형의 모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 "서로 이런저런 얘기 하며 웃고 떠들었고, 난 형의 웃는 모습을 참 좋아했다"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그때 형이 어떤 사람인지 눈치채고 멀리했어야 하는데, 내가 많이 순수했었다"라고 했다. 


선후배에서 연인이 된 두 사람은 거의 매일같이 함께 지내며 애정을 쌓았다. A씨는 "형이 너무 좋아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과 내가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었어"라고 했다. 


반면 남자친구는 매일 같이 거짓말을 반복하며 친구들과 술자리를 일삼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A씨는 남자친구의 실체를 알게 됐다.


알고 보니 남자친구는 동성애자들끼리 공유하는 SNS에서 A씨가 찍어 준 사진들을 올리며 상스럽고 성적인 농담들을 나눠왔고, A씨와의 연애담을 풀어놓고 있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상스러운 내용이 난무한 게시글엔 "SNS 하는 거 애인에게 들키면 X 된다"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충격받은 A씨가 남자친구에게 따졌더니 그는 "왜 별것도 아닌 것으로 난리냐"며 "네가 보수적이고 예민하다"는 시큰둥한 반응만 내뱉었다.


뿐만 아니라 남자친구는 지금까지 각종 SNS 및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원나잇' 상대를 구해왔고, 심지어 A씨가 아르바이트하러 간 동안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기도 했다.


A씨의 추궁에 남자친구는 "주변에 게이가 누군지 궁금했다"라고 변명했다. 결국 두 사람의 싸움은 크게 번졌고 화를 주체하지 못한 B씨는 A씨에게 물건을 집어던지고 해선 안될 말로 모욕감을 안겼다.


경찰까지 출동해서야 두 사람의 다툼은 무마됐지만, 이후 A씨는 하루하루 불안감 속에 살다 결국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게 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청춘기록'


충격에 휩싸인 A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사건 이후 남자친구의 첫마디는 걱정 대신 "그만 연락하자"는 이별 통보였다. 


더 이상 홀로 버티기 힘들었던 A씨는 지금까지의 데이트 폭력들을 증거로 법적 절차를 밟기로 마음먹었으나 남자친구 어머니가 찾아와 "우울증이 있는 날 보는 것 같다"며 합의하자고 했다. 


합의 조건은 '한 학기 수준이 등록금 보상' 외에 '어머니가 아들의 성 정체성을 천천히라도 이해해 주길 바라는 것'과 '남자친구가 스스로를 돌보고 쉴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것' 등 대부분 남자친구를 위한 내용이다.


이후 이어진 몇 번의 다툼 끝에 이별을 선택한 A씨는 "자유로워지니 좋냐"며 "형 같은 사람이 공무원이 되는 것도 정말 납득이 안 된다"라고 이별한 남자친구를 질타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많이 괴로우셨겠어요", "너무 안타깝다", "제발 관계에서 본인을 우선시하길", "남자든 여자든 다 똑같네", "내가 뭘 본거지" 등의 다양한 반응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