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질뻔한 토끼 구해줬는데 알고보니 '초희귀' 토끼였습니다"

몸길이 약 40cm로 회색 털과 검은 줄무늬가 특징인 이 토끼는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토끼'로 꼽힌다.

입력 2021-08-12 18:09:11
FFI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워낙 희귀한데다 관련 정보도 없어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토끼'로 알려진 토끼를 판매하겠다고 당당하게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한 농부. 어떻게 된 일일까.


지난 10일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Daily Mail)'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케린시 세블라트 국립공원에 제보가 접수됐다.


페이스북에서 아주 희귀한 토끼인 '수마트라 줄무늬 토끼'를 팔고 있다는 것. 


이 토끼는 몸길이 약 40cm로 회색 털과 검은 줄무늬가 특징이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산맥에 살며 산 밑의 숲이나 이끼 낀 언덕이 주요 서식지다.


1999년에 발견된 수마트라 줄무늬 토끼의 표본 / Wikimedia Commons 'Bongopete'


워낙 희귀하고, 관련 정보도 적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적색 목록에 '정보 부족'으로 분류했을 정도다. 적색 목록에는 멸종 위기종의 개체 수, 멸종 위협 정도 등 현재 상태 등이 표기된다.


때문에 사람들은 주로 이 토끼를 사진이나 네덜란드 박물관에 있는 표본 형태 등으로 볼 수 있었다.


한 동물 보호 활동가는 "인도네시아의 국립공원을 8년 동안 돌아다녔지만, 수마트라 줄무늬 토끼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이 정도로 희귀한 토끼였기에 국립공원과 비영리 기구인 국제동식물계보호단체(FFI·Fauna & Flora International)는 즉시 판매자를 추적했다.


petkeen


알고보니 한 농부가 폭우로 범람한 강 옆에서 우연히 발견해 구조한 것이었다. 


FFI 측은 성명을 통해 "농부는 이 토끼가 희귀종임을 몰랐고, 우리가 이 사실을 알려주자 토끼를 내주면서 오히려 기뻐했다"고 전했다.


케린시 세블라트 국립공원 측은 이 토끼를 잘 보호하다가 국립공원 내 적절한 서식지에 풀어줬다고 한다. 


국립공원 관계자는 "토끼는 풀려난 뒤 잎을 먹기 시작했고, 매우 편안해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