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6-10 역전패를 당한 가운데 강백호의 태도가 문제가 됐다.
벤치에 앉아 입을 크게 벌리고 껌을 씹는 강백호의 모습에 KBS 야구 중계 해설을 맡았던 박찬호가 쓴소리로 지적했다.
"강백호 선수의 모습이 잠깐 보였는데요, 안 됩니다. 더그아웃에서 계속해서 파이팅 하는 모습, 비록 질지언정 우리가 보여줘선 안 되는 모습은 보여줘선 안 됩니다"
가슴에 태극 마크를 달고도 국가대표의 무게와 책임감과는 거리가 먼 행동을 보인 후배를 향한 선배의 따끔한 충고였다.
현역 시절 '코리안 특급'으로 불렸던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 17년 동안 124승을 쌓아 아시아 선수 최다승을 기록한 한국 야구계의 레전드다.
2009년 1월 은퇴 기자회견을 위해 서울에 도착한 박찬호는 국민들께 사과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당시 야구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김인식 감독이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 참가해 함께 뛰어줄 것을 제안했으나 받아들이지 못해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박찬호는 "나 역시 가고 싶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이제 자신이 없다"며 "WBC 출전을 희망하셨던 분들에게 사과를 드리고 국가대표 선수 생활은 이제 끝이 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전엔 그런 생각을 안 했는데 나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활약하는 스포츠 스타들이 잘 해서 국가에 도움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민들께 다시 한번 감사한다"고 팬들을 향해 고마움을 전했다.
이미 그는 2008년 다저스의 정예 25인 로스터에 포함돼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었으나 국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 올림픽 예선전에 나섰다.
전 롯데 자이언트 투수 송승준은 MBC와의 인터뷰에서 "박찬호 정도 수준의 선수라면 베이징 올림픽에 오지 않아도 된다. 오직 국가를 본선도 아닌 예선에 와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이끌며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면서 하지 않아도 될 사과까지 건넨 박찬호의 모습은 그가 가슴에 달린 태극마크의 의미와 무게,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감을 얼마나 깊게 새기고 있는지를 알게 한다.
이번 올림픽에서 야구 대표팀의 성적은 분명 아쉬움을 낳는다. 한국 야구의 현실을 자각하는 계기로 만들어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하지만 몇몇 선수들의 행동은 국민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안겼다.
앞으로 1년 뒤에 중국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국민들은 야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지금과는 달라진 모습, 지더라도 "졌잘싸"라는 격려와 응원을 들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희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