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당신이 신고해서 우리 집안 풍비박산 난 거야. 알아?"
음주 운전자를 경찰에 신고한 이후 운전자에게 책임을 묻는 전화를 받은 편의점 알바생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자신이 한 가정을 망친 게 아닐까 하는 자책감을 느꼈다.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가 음주운전 신고한 게 가정을 망쳤다는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작성자 A씨는 지난달 편의점 알바 도중 한 남성을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A씨는 얼핏 봐도 술을 마신 듯한 사람이 편의점 앞에 차를 세워두고 안에서 잠이 든 것을 발견했다. A씨는 남성이 술을 마셨다는 확신을 가졌고 즉시 경찰에 음주운전자로 신고했다.
모른 척 넘어갈 수 있었지만, 과거 친동생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큰 수술을 받은 바 있어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동생은 지금까지도 다친 다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음주운전에 대한 적대감은 더 컸다.
출동한 경찰이 차주를 깨워 캐물었지만, 그는 끝까지 발뺌했다.
결국 A씨는 한 번 더 나서 자신이 신고자임을 당당히 밝히고 경찰에 폐쇄회로(CC)TV 영상까지 제공했다. 영상 덕분에 조사는 순조롭게 이어졌다.
이후 상황은 일단락됐고, 차주는 경찰서로 조사를 받으러 연행됐다. 그렇게 모든 게 끝난 줄 알았지만, 한 달이 지난 어제(10일) A씨에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받고 보니 당시 음주운전 조사를 받은 차주였다. 차주는 그날 일로 면허가 취소됐고 직장까지 잘렸다며 억울하다고 했다. 또 임신한 아내가 이날 일로 너무 힘들어한다며 소리쳤다.
자신의 신고 때문에 가정이 풍비박산 났다고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A씨는 그냥 중간에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 뒤 그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운전자의 말대로 굳이 신고한 게 아닐까 하는 죄책감까지 들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A씨에게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잘한 선택이라고 입을 모았다. 누군가가 동생처럼 다쳤을 뻔했는데, 그걸 막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