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휴가를 맞아 들뜬 마음으로 서울로 이동하던 한 군인은 버스에서 후임과 신나게 '부대 내 도박' 썰을 풀고 있었다.
그때 앞자리에 50대 남성과 함께 앉아있던 20대 여성이 다가와 쪽지를 건넸다. 태어나 이성에게 처음 받아 본 쪽지였다.
하지만 설렘도 잠시였다. 쪽지를 읽은 군인은 아찔한 내용 때문에 식은땀을 흘리며 남은 거리를 이동해야 했다.
해당 사연은 오늘(2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를 통해 "30대 아재 군대 휴가 중 여자에게 쪽지 받은 썰"이라는 제목으로 전해졌다.
현재 30대인 작성자 A씨는 군 복무 시절 겪었던 아찔한 기억을 떠올렸다. 강원도 화천에서 군 복무를 했던 A씨는 상병쯤 후임과 함께 같은 날 휴가를 나가게 됐다.
A씨는 후임과 나란히 버스에 앉았고, 그들 앞에는 50대 남성과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함께 앉아있었다.
그는 후임과 함께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서울로 이동했다. 그러던 중 몇 주 전 있었던 '진지공사' 사건에 대한 얘기까지 나왔다.
당시 군부대 진지 및 참호들을 보수하기 위해 떠난 공사장에서 A씨 소대 부원들 몇 명이 담배를 걸고 '섯다'(화투를 이용한 놀음의 일종)를 치며 놀았단 내용이다.
하필이면 그날 옆 소대에서 도박 행위가 발각돼 대대장에게까지 보고되며 예상보다 일이 커져버렸다. 옆 소대 부원들은 모두 '영창'으로 끌려갔다.
이 사건을 말하면서 A씨와 후임은 "안 걸려서 다행이다. 걸렸으면 다 영창 갔다"며 안도했다.
이때 A씨는 앞자리에 있던 여성으로부터 쪽지를 건네 받게 됐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쪽지를 열어 본 A씨는 내용을 본 순간 정신을 잃을 것 같은 공포감을 느꼈다.
쪽지에는 "조용히 해라. 네 앞에 분 부사단장님이시다"라고 적혀있었다.
앞자리에 앉은 사람이 무려 '부사단장'인 줄도 모르고 신나게 발각되지 않은 도박 얘기를 떠들고 있었던 A씨. 보다 못한 여성이 눈치를 준 것이다.
A씨는 "나와 후임은 그 쪽지를 보고 가슴에 달린 이름과 비표를 가리면서 잠든 척을 시전했다"며 "서울까지 식은땀을 흘리며 갔던 기억이 난다. 휴가 내내 부사단장님이 연대에 전화할까 봐 내내 마음 졸였다"라고 아찔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찔하다...", "공포영화 한편 본 기분이네", "여자가 센스 있네", "그래도 휴가 중인 군인이라고 눈감아 주신 듯", "등골이 서늘했을 듯" 등의 반응을 보이며 소름 끼쳐 했다.
한편, 군형법은 군인 도박에 대해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기 때문에 군인의 도박죄에 대해서도 형법이나 기타 관련 법이 적용된다.
다만 '군인 도박'은 군인의 품위유지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로 보기 때문에 군인사법에 따라 징계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일반 병사인 경우 군기교육대에 보내질 수 있으며 부사관 및 장교 등 직업 군인이라면 현역복무 부적합 판정 대상자가 될 수 있다. 도박 규모에 따라 최대 중징계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