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여고생 A양에게는 친오빠가 하나 있다. 평소 원수같이 지내는 사이이다 보니 A양은 오빠와 살가운 대화를 나눈 적이 거의 없었다.
그랬던 오빠는 입대 전날 A양에게 노트 하나를 건넸다. 받은 노트에는 오빠의 손글씨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한눈에 봐도 꾹꾹 눌러쓴 게 보일 정도로 정성스러운 글씨체에 A양의 약간의 감동까지 받았다.
하지만 A양의 감동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내용을 찬찬히 확인해 보니 오빠가 남긴 건 다정한 편지가 아닌 '퀘스트'였기 때문이다.
A양의 오빠가 남긴 '퀘스트'는 지난 25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됐다.
자신이 훈련소에 들어가 있는 동안 '쿠키런' 게임을 대신 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오빠는 평소 게임을 하지 않는 동생을 위해 매일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플레이해야 하는지를 세세하게 적었다.
'쿠키런 킹덤 가이드'라는 대문짝만한 제목 아래엔 매일 해야 할 일들이 적혀 있다. 별사탕 받기, 열기구 탐사 돌리기, 오늘의 현상수배 하기 등 매일 해야 할 일이 7가지나 됐다.
토벌전을 하는 방법은 그림까지 곁들여 설명했다. 오빠가 직접 그린 다섯 가지의 캐릭터는 게임 속 캐릭터의 모습과 묘한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오빠는 퀘스트를 완벽하게 수행하면 A양에게 '15만 원'의 보수를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게임러들은 오빠가 동생이 게임을 안 하는 점을 악용해 단가(?)를 후려친 게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은 "저렇게 귀찮은데 15만 원밖에 안 주면 나는 안할 것 같다", "최저시급도 안 나올 것 같은데", "귀엽긴 하다" 등 다양한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