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할 때도 '동의'를 먼저 받아야 하는 삭막한 세상이 도래한 듯하다.
한 여성은 긴급한 상황에서 선행을 베푼 남편이 구조 후 난데없이 비난받았던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전했다.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 82쿡에는 "계곡에 빠진 아가씨 돕다 욕먹은 남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지난여름 경기 북부의 한 계곡에서 피서를 즐기던 A씨 가족은 우연히 물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젊은 여성을 목격했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다이빙이 가능할 만큼 깊고 물살이 빠른 계곡이었다.
바위 뒤쪽에서 젊은 여성의 머리가 물속으로 떠올랐다 잠겼다 반복하는 모습을 본 남편은 주저 없이 내려가 여성을 구조했다.
힘들게 바위까지 데리고 올라왔건만 정신을 차린 여성은 다짜고짜 남편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여성은 "왜 남의 허리를 만지냐"며 언성을 높이더니 "옷이 다 늘어나서 망신 당했다"라고 소란을 피웠다.
A씨는 "뚱뚱해서 살집이 있는데 아슬아슬 민소매 톱에 핫팬츠 입은 아가씨"였다며 "(남편은) 그 와중에 최대한 접촉 안 하려고 민소매 톱을 잡고 끌고 나와 바로 구명조끼 벗어 덮어줬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걱정돼서 따뜻한 물 들고 내려갔더니 남편한테 지X지X. 남편은 당황하고 기가 막혀서 말도 못 하고 어버버 서 있고 주변 분들이 대신 욕 해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황당한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괜히 건져줬네요", "황당 그 자체", "이 무슨 배은망덕인지", "전 아들 있으면 여자들 절대 도와주지 말라고 가르칠 거예요" 등의 반응을 보이며 혀를 내둘렀다.
한 누리꾼은 "제 남자 동기도 술자리에서 담배 피우러 나갔다 웬 남자가 여자 희롱하고 있길래 떨어뜨려 놨더니 여자가 X친건지 제 친구가 완력 썼다면서 신고를 하네 마네 난리 치더라고요"라며 비슷한 사례를 더하기도 했다.
한편, 이처럼 피해자를 도왔다가 되레 독박 쓰는 부정적인 일들이 발생하며 위험에 처한 타인을 마주했을 때 사람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긴급한 상황에서 타인을 돕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원칙적으로 '정당방위'로 간주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입증하긴 어려운 실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