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성추행 당한 뒤 쓰레기집서 살던 30대 여성, '극단적 선택'해 세상 떠났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상사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한 뒤 따돌림까지 당해 결국 직장을 그만둔 여성. 


정신적 고통을 겪은 그는 집안을 청소하지 않게 됐고, 괴로움에 몸부림치다 청소 업체에 청소를 위탁하며 '새출발'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아픔은 가시지 않았다. 세무 공무원으로서 안정적인 삶을 꿈꿨던 여성은 결국 하늘의 별이 되기 위해 세상을 떠났다. 가슴 아픈 이야기는 청소 유튜버를 통해 전해졌다. 


지난 1일 클린어벤져스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는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컨텐츠인 '헬프미프로젝트 3화'의 의뢰자분께서 며칠 전 유명을 달리하셨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클린어벤져스는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이 출연했던 온라인 영상 클립을 비공개로 전환하기로 했다"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면서 "고인과는 촬영 이후 수차례 전화통화로 안위를 계속해서 체크하고 있었고 지난 3월 청소를 요청하셔서 청소도 도와드렸다"며 "굉장히 밝아진 모습에 저희 모두 안도하고 기쁜 마음이었다"고 덧붙였다. 


고인은 당시 '나처럼 어려운 사람들과 세상에 나오지 못하는 이웃들에게 소중하게 사용해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기부금을 선뜻 건넸다고 한다. 


업체는 "며칠 전 새벽 2시 저희에게 전화를 주셨고, 자느라 전화를 못받아서 다음날부터 전화를 계속해서 드렸지만 전화를 받지 않으셨다"며 "불안한 마음에 송준호 팀장이 집으로 찾아가서 고인의 유지를 최초로 발견하였다"고 말했다. 


이어 클린어벤져스는 피의자에 대한 분노를 표했다. 


업체는 "고인을 이렇게 비극으로 만들어 놓은 피의자는 아직도 고위직 공무원으로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다고 한다"고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면서 "피의자는 아무 거리낌 없이 여전히 잘 살고 있고, 피해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큼 힘들게 살아왔다는 생각에 너무도 화가 나고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저희는 유족의 부탁으로 고인의 유품정리 등 이승에서의 힘들었던 흔적을 지우려 한다. 개탄스럽고 눈물이 난다"며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앞서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지난달 31일 미추홀구 한 아파트에서 전직 세무공무원 A(30대)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혐의점이 없다며 극단적 선택으로 내다봤다. 


A씨는 지난 2017년 9월 회식 중 성추행을 당했다며 50대 공무원 상사 B씨를 고소했다. 당시 B씨는 "당시 상황이 기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A씨는 그해 11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성추행 피해 상황과 사내 2차 가해를 호소하는 글을 썼다. 


과거 A씨가 공개한 2차 가해 문자 메시지 내용 / 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팀 전체 회식 날 좋은 일식집에 가서 식사를 하게 됐고 과장님도 격려 차원에서 참석했다"며 "2차로 노래방에 갔을 때 과장님이 손을 부여잡고 '너를 총애하는 거 알지'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몸을 빼려고 하니 더 밀착하면서 '널 볼 때마다 집사람 생각이 난다'며 허벅지 등을 만지기 시작했다"면서 "몇 번 도망갔는데도 따라와서 볼을 부비며 '오빠가 인사 잘 봐줄게'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고소를 하고 난 이후로는 2차 가해도 이어졌다고 한다. 


A씨는 "조직을 시끄럽게 한 배신자로 낙인찍히고 있다"며 "자신에 대한 음해성 소문이 돌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후 A씨는 직장을 그만뒀다. 


이후 그는 클린어벤져스가 운영하는 '헬프미 프로젝트'에 출연해 자신의 사연을 밝혔다. 


해당 프로젝트는 클린어벤져스가 우울증 등으로 집 청소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무료로 청소해주는 콘텐츠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