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한 부부는 최근 큰맘 먹고 새 자동차를 계약했다. 이제 3주만 기다리면 신차가 나온다.
평소처럼 전화 통화 중 "차량 등록할 때 자신의 명의로 해주면 안되겠냐"라고 넌지시 묻는 아내의 말에 남편은 흔쾌히 동의했다.
조심스러운 제안에 아무 거리낌 없이 동의한 남편의 말을 들은 아내는 갑자기 고맙다며 눈물을 펑펑 쏟기 시작했다.
"35년 평생 자신의 명의로 뭘 가져본 적이 없었다"며 우는 아내의 모습에 남성은 마음 한편이 애잔해졌다.
부부의 사연은 지난 2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서 "와이프님이 뜬금없이 울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왔다.
바꾸기 전 차량은 14년 된 07년식 뉴 쏘렌토였다. 관리를 안 해서 변색되고 곳곳에 흠집도 많았다. 노후 경유차다 보니 시끄러운 엔진소리는 말도 못 할 지경이었다.
그래도 차량 문제는 전혀 없고 잔고장도 없었기 때문에 부부는 큰 불만이 없었다고 한다.
사실 이 부부가 차량을 바꾼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아들 때문이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도통 차에 타지 않으려고 했다. 학교 친구들이 '똥차'라고 놀렸기 때문이라고.
남편 A씨는 "솔직히 아이를 다그치기 싫었다. 아이는 아직 철들 나이도 아니고 딱 그 나이에 맞는 생각을 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라며 "다만 아이가 나의 부족함 때문에 웃음을 잃어버리면 안 된단 생각에 차를 바꾸게 됐다"라고 말했다.
차량 명의와 관련해 아내가 눈물을 쏟은 이유도 따로 있었다.
A씨는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아내도 자연스레 다른 학부모들과의 교류가 잦아졌다. 이 때문에 아내의 자존감이 낮아졌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꾸 다른 학부모들과 비교가 돼 자신이 초라해지는 것 같던 아내는 어디 가서 '이거 내 명의로 된 차야'라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펑펑 울던 아내에게 사정을 들은 A씨는 "진작에 알았으면 쏘렌토는 그냥 두고 오로지 아내만 탈 수 있는 차를 샀어야 하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음 같아선 계약금 포기하고 중고로 벤츠나 BMW 같은 차량을 살까 했지만 그건 또 아내가 싫어해서 그냥 차량 명의만 해주는 걸로 이야기를 끝냈다"고 마무리 했다.
이들이 기쁜 마음으로 새로 맞이 할 차량은 쌍용자동차의 렉스턴 모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훈훈하다며 "결혼 바이럴이다", "아이는 커서도 아버지를 존경하게 될 것이고 나아가 장인어른께도 잘 보이게 된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행복한 유부남이 세상에서 제일 멋져 보인다" 등 따뜻한 한마디를 보탰다.
이런 가운데 한 누리꾼은 "요즘 애들 남의 가족 차까지 보면서 등급을 나누고, 학부모 간 비교로 아내의 자존감이 떨어진 건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인 듯 하다"며 사회 분위기를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