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월)

함께라면 '맥도날드'만 먹어도 좋다는 벨라루스 여친의 평생 매니저 된 한국인 남성

Instagram 'akotj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러시아에서 유학 중이던 한국인 남성 A씨는 SNS를 통해 벨라루스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알리나 씨를 알게 됐다. 


두 사람은 서로의 페이지에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누르며 수년 동안 SNS 친구로 지냈다. 


몇 년이나 지났을까. 남성이 모스크바에서 일을 시작했다는 소식에 알리나 씨는 비행기를 타고 그를 만나러 왔다. 


남성은 설렜다. 어쩌다 연락이 닿은 알리나 씨를 직접 보게 된다는 생각에 쉽게 잠에 들지 못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첫 만남이 이뤄졌다. 



사진 = A씨 제공


처음 본 알리나 씨는 수줍음이 많은 소녀였다. 얼굴은 자꾸 홍당무처럼 빨개지고 손을 벌벌 떨기도 했다. 이런 어색함을 덜어내기 위해 그동안의 이야기를 하고, 산책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남자는 서로 통하는 느낌, 운명이란 느낌이 들었다. 


"사귀자"라고 말을 했던 건 아니다. 그저 만남이 지속되면서 자연스럽게 사귀는 사이가 됐다. 이제 알리나 씨의 남자친구가 된 그는 "따져보면 2018년부터 연애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라고 했다. 


벨라루스와 러시아의 국경을 넘은 연애가 쉬운 것은 아니었다. 매번 비행기를 타기에는 부담이 됐다. 그러나 알리나 씨는 버스를 타고 10시간이 걸려서라도 남자친구를 보러 모스크바에 갔다. 


A씨는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찡하고 눈물이 고인다.


Instagram 'akotjk'


모스크바에서 밤낮없이 일하던 A씨는 건강이 많이 악화됐다. 이런 그를 바라보는 알리나 씨도 마음이 매우 아팠던 듯하다. 


하루는 알리나 씨가 A씨에게 문득 이런 말을 꺼냈다. 


"나는 많은 돈 필요 없어. 오빠랑 같이 맥도날드만 매일 먹어도 행복하고 좋아. 그러니 건강 망치지 말고 회사 그만 둬"


A씨는 여자친구의 이 말을 듣고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녀의 진심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알리나의 진짜 매력, 외모가 아닌 마음을 보게 된 때였다. 



Instagram 'akotjk'


두 사람이 연애한 2년은 서로에 대한 확신을 갖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더불어 알리나 씨가 한국에서 모델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갖게 되면서 두 사람은 심사숙고 다니던 회사와 대학교를 그만두고 한국에서 살기로 했다. 


결정을 내리고 모스크바에서 두 사람이 만났던 날은 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이었다. 


그날 A씨는 모스크바강과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참새 언덕'에 알리나 씨를 불러 자신의 진심을 이야기했다. 


"불확실한 한국에서의 미래를 위해 그동안 서로가 이뤄온 것을 다 버려야 해. 앞으로는 서로가 항상 함께여서 행복하겠지만 힘든 역경들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그래도 나와 평생 함께해줬으면 좋겠어. 결혼하자"



Instagram 'akotjk'


알리나 씨는 흔쾌히 그의 고백을 받아들였고 두 사람은 서로를 꼭 끌어안은 채 한참을 있었다고 한다. 


정식으로 부부가 되기까지는 여러 고난이 있었다. 매매혼 때문에 국제결혼 절차가 까다로웠던 것은 물론 코로나19로 국경이 차단되면서 이중고, 삼중고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A씨는 알리나 씨와 함께하는 한국 생활을 꿈꾸며 차근차근 모든 절차를 완료해 나갔고 지인들도 이들의 행복한 결혼을 꿈꾸며 많은 도움을 줬다. 


이제 한국에 온 지 10개월이 된 두 사람은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알리나 씨는 모델로서 성공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고, A씨는 이런 그녀를 매니지먼트하며 목표를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