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입양해 15년간 키운 아들을 파양할까 합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40대 후반의 한 주부의 안타까운 하소연 글이 게재돼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작성자 A씨는 "15년 전 아기를 입양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친부모와 다름없이 사랑으로 아들을 키웠다. 남 부러울 것 없이 단란한 세 가족으로 지내던 이들에게 원치 않는 변화가 찾아온 건 아들이 중학생이 되고 나서 부터였다.
교복에서 나는 담배 냄새, 점점 늦어지는 귀가 시간.
처음엔 사춘기라서 그런가 보다 하며 이해했지만 교내 흡연, 교권침해, 학교 폭력 등 아들이 저지르는 여러 문제로 인해 A씨가 선생님의 연락을 받는 일이 잦아졌다.
공식적으로 학교에 불려간 건 4번. 이외에도 도둑질, 또래 친구 물건 손상 사건 등에 휘말려 피해 학생 부모와 조용히 합의한 적도 여러 번이었다.
계속해서 이런 일이 반복되니 A씨도, 남편도 모두 지쳐 우울증에 공황장애를 앓게 됐다.
그래도 '친자식처럼 키우겠다고 다짐해 입양했으니 끝까지 책임져야지'라고 마음을 다잡고 있던 A씨는 전화 한 통에 무너져 내렸다.
"어머님, 아드님이 교내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을 하다 걸렸어요. 학교에 좀 오셔야 할 것 같아요"
전화를 끊고 난 A씨는 머릿속이 하얘지며 한 단어가 떠올랐다. 파양.
친자식도 아닌데 왜 이렇게 가슴 앓이를 하면서 고생해야 하는지, 그냥 다 놔버리고 싶었다. 그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파양만이 답인 것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 아들이 본인이 입양된 아이라는 걸 모른다는 것이었다.
입양된 사실도 모르는데 갑자기 파양한다고 하면 아이가 받을 상처가 가늠조차 되지 않았지만 도저히 파양말고는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A씨는 "누가 보고 들으면 욕하겠지. 결국 우리가 참고 견뎌내야 하는 걸까"라며 "그저 내일이 오지 않고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라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A씨의 사연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처음에 파양이라는 단어만 보고 욕하면서 들어왔다가 마음이 먹먹해졌다"라며 "충분히 다 놔버리고 싶을 수 있다"라고 A씨의 편을 들었다.
친자식이라도 흡연에 도둑질, 몰카까지 해서 부모가 학교에 불려간다면 호적에서 파고 싶을 것이라 입을 모았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아무리 그래도 파양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별의별 짓을 다해도 자식을 끝까지 품고 가는 게 부모인데, 입양한 자식이라고 해서 파양을 선택지로 생각한다는 게 무책임하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자 A씨는 추가 글을 게재하며 뒷이야기를 전했다.
A씨는 "셋이 손잡고 상담을 받아보려고 아이에게 조심스레 말을 꺼냈지만 아이가 거부해 결국 아이에게 사실을 털어놓았다"라고 말했다.
입양됐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지금 여러 힘든 상황 때문에 파양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털어놓으며 1년 동안 시간을 주겠다고 아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이에 아들은 겁주는 거라면 기분 더러우니 하지 말라고 했지만 A씨는 "저희는 마음 단단히 먹었다"라며 "진짜 내 자식이다 하고 1년은 이 악물고 버티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공부를 해왔지만 부모는 처음이라 저 잘한 거 맞나요? 다른 방법이 있었는데 아이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걸까요?"라면서도 "정답은 없겠지만 이게 저희의 최선이었습니다"라는 말로 A씨는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