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엄마... 내가 오늘 화가 너무 나서, 친구를 한대 쳐버렸어. 미안해 엄마"
이혼 후 14년간 딸아이를 혼자 키운 엄마 A씨는 딸의 전화를 받고 마음이 무너져내렸다.
딸은 지속적인 친구의 폭언을 견디지 못해 폭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A씨 딸의 이야기는 제대로 듣지 않고 학교폭력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저희 딸이 학교에서 친구를 때리고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A씨에 따르면, 17살로 올해 고1인 딸 B양은 친하게 지내던 친구 C양과 작은 트러블이 생겼다.
평소 욕설을 자주 하던 C양이 머리를 툭툭 때리는 행동을 하자 B양이 "욕 좀 하지 말라"고 말한 게 시작이었다. 그 일 이후로 C양이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이후 "남자친구 집에서 (관계를) 하다 남친 아버지한테 들켰는데 엄마한테 전화와 X됐다"와 같은 이야기를 꺼내는 C양에게, B양은 선을 넘는다며 "이제 그만 좀 해"라고 이야기했다가 폭언을 듣게 됐다.
"이 XX같은 X", "애비 없는 X" 등 욕설의 수위는 상당했다.
학교에서 마주칠 때마다 조롱을 당하던 B양은 학교 앞 자판기에서 만난 C양이 "쓰레기 같은 X"이라고 욕을 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달려가 머리채를 잡고 한 대를 때렸다.
때리는 순간 C양은 "아싸 100만원"이라 말했다고.
학교에서는 경위서를 쓴 뒤 화해를 하고 집으로 돌아갔지만 문제는 이후에 일어났다.
현재 딸 B양은 가해자가 됐고, C양의 엄마는 B양을 폭행으로 고소하고 학폭위를 열겠다고 하는 상황이다.
A씨는 C양과 그 엄마에게 지속적으로 사과했으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 집 앞에 찾아가 보았지만 "아이 아빠가 직업군인인데 각오하라"라는 고함만 듣고 왔다.
현재 B양은 스트레스로 인해 집에서 암막 커튼을 치고 엄마에게 소리만 지른다. 정신과에 데려갔더니 심각한 우울장애와 불안장애라는 진단이 나왔다.
A씨는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인 것만 같다며 학폭위가 열리고 처벌을 받을 경우 B양의 대입에 발목이 잡힐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학교 측은 물리적 폭행을 가한 B양이 폭행 전 들어야 했던 언어폭력에는 관심이 없는 상황이라고 A씨는 덧붙였다.
A씨는 "제 아이가 물리적인 행동을 취한 부분은 충분히 잘못을 인정하고 있지만, 그 어머님 때문에 자존심도 너무 상한다"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많은 이들은 A씨에게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함께 학폭위를 열고, B양이 언어폭력을 당했다는 증인과 증거 등을 모으라고 조언했다. 누리꾼들은 "B양이 때린 건 그대로 처벌 받는 거고, C양이 했던 부분도 절대 넘어가선 안 된다", "A씨도 학폭위를 열어라. 언어폭력도 학교 폭력이다" 등의 반응도 이어졌다.
언어폭력을 당하다가 물리적 폭행을 가한 경험이 있는 한 누리꾼은 "평소 녹음을 해둔 게 도움이 됐다"라며 조언을 하기도 했다.
관련 법률에 따르면 언어폭력 역시 학교폭력에 해당한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의 학교폭력에 대한 정의에 따르면,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가 실시한 2014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발표에 따르면, 언어폭력(35.4%), 집단 따돌림(16.8%), 폭행(11.8%), 스토킹(10.1%), 사이버 괴롭힘(9.9%), 금품갈취(7.6%), 강제 심부름(4.4%), 추행(4.0%) 순으로 학교폭력이 발생했다.
언어폭력이 학교 폭력 통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