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부모의 사랑은 하늘보다 높고 태평양보다 깊다고 했던가.
여느 집 딸처럼 아빠와 사이가 그리 좋지도, 나쁘지도 않게 잘 자라왔다고 생각한 여성에게 시련이 다가왔다.
한순간에 건강이 악화된 아빠가 간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고 만 것이다.
갑작스럽게 아빠를 여의고 나서야 여성은 그간 아빠가 자신을 얼마나 아꼈는지, 아빠라는 존재가 얼마나 컸는지를 깨달았다.
뒤늦게라도 아빠에게 직접 만든 요리를 먹게 해주고 싶었던 여성은 평소 아빠와 함께 즐겨먹던 생선 스프를 만들었다.
완성된 요리를 아빠의 제사상에 올려놓고 여성은 "아빠 제가 한 음식 좀 드셔 보세요. 이 음식 좋아하셨잖아요. 하늘에서도 마음껏 드실 수 있게 자주 해드릴게요"라고 말했다.
그때 여성이 만든 음식을 조용히 바라보던 엄마는 제사상 위에 올려진 요리를 한쪽 구석으로 치워버렸다.
당황해하는 여성에게 엄마는 "사실 아빠는 생선 스프 싫어해. 아니 못 먹어.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으셔"라고 털어놨다.
엄마의 말에 여성은 큰 혼란을 느꼈다. 어린시절 아빠와 생선 스프를 먹으며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명확하게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당시 아빠는 어린 딸이 편식을 하며 생선을 먹지 않자 건강을 위해 조금이라도 먹게 하려 노력했다.
아빠는 늘 "우리 딸이 안 먹으면 아빠도 안 먹을 건데 아빠 너무 배고프다"라고 말했고, 그런 아빠가 걱정됐던 딸은 "그럼 나랑 꼭 같이 먹는 거야"라며 함께 음식을 나눠 먹었던 것이다.
엄마는 아빠가 그렇게 생선 요리를 먹은 날이면 밤마다 알레르기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며 잠을 설쳤다고 설명했다.
그제서야 아빠가 자신을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을 하고, 말로 다할 수 없는 사랑을 줬는지 몸소 느낀 여성은 쏟아져 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엉엉 울어버렸다.
여성은 "아빠가 오랜 시간 숨겨왔던 비밀을 알게 됐을 때 가슴이 터져버리는 줄 알았다. 아빠가 날 사랑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 깊이가 이토록 깊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지금 곁에 있는 엄마, 아빠에게 후회가 남지 않도록 잘해드려야 한다"고 진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