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월)

군대서 '장애'로 극단적 선택 고민하던 이등병 후임 상태 다 일러바쳐 '전역' 시켜준 군인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25살에 뒤늦게 자대 배치를 받은 한 이등병이 있다.


임관을 꿈꿨던 이 이등병은 갑작스럽게 온 장애로 떠밀리듯 군대로 오게 됐다. 사정을 알게 된 한 선임은 후임에겐 감옥과도 같았던 군대를 벗어날 수 있게끔 그를 도왔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이등병과 그를 살린 한 선임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에 따르면 당시 23살이었던 작성자 A씨는 전역을 한 달 앞둔 말년이었는데 비교적 나이가 들어 보이는 후임 B씨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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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폭력의씨앗'


후임의 나이는 25살. 목소리가 워낙 작았던 B씨에게 A씨는 혼을 내기도 하고 타이르기도 하며 "제발 목소리 좀 크게 내라"고 했다.


B씨는 그런 A씨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와 "턱 장애가 있어 소리를 못 지른다"고 말했다.


사정을 알게 된 A씨는 다른 선임들에게 이 사실을 전하며 B씨를 다그치지 말라며 배려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대 내에서 축구를 하기 위해 전 소대 연병장이 집합했을 때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기다리다 미쳐'


축구를 하고자 나온 인원을 세어보니 딱 한 명이 비었는데 그 사람은 다름 아닌 B씨였다.


A씨는 B씨를 찾아 나섰고 당시 B씨는 불을 켜지도 않은 채 어두운 곳에 웅크리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극단적 선택을 할 것 같이 위험해 보였다.


A씨는 "왜 그러고 있냐"고 물었고 B씨는 한숨을 푹 쉬더니 집안 사정을 털어놓았다.


알코올 중독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에게 벗어나 엄마와 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 A씨는 임관을 꿈꿔왔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턱관절 장애가 오며 임관이 취소됐고 이등병 입대가 결정된 것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자신과 동생을 위해 뒷바라지하는 엄마에게 생활비를 보탤 생각이었는데 한순간에 모든 게 무너졌던 B씨였다.


심지어 자대 배치를 받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됐는데 고등학생인 여동생이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소식을 듣고도 아무런 힘이 되어줄 수 없었던 B씨는 복잡한 마음으로 그렇게 홀로 멍하니 있었던 것이다.


B씨의 말을 들은 A씨는 다급히 행보관실로 달려가 B씨의 상태를 상황을 알렸다. 덕분에 A씨가 전역한 후 얼마 뒤 B씨 또한 전역을 하게 됐다.


이후 B의 소식은 알 길이 없었다고 한다. 다만 어딘가에 잘 있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사연을 전하며 A씨는 "군대라는 게 정말 무섭더라"라며 "죽고 싶어 하는 애를 절벽에서 밀쳐버리는 그런 곳 같았다"라고 전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부디 지금은 잘 해결돼 행복하길 바란다", "너무 안타깝다", "애초에 상황이 안 되는 애들을 데려와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글쓴이가 관심 가져준 덕분에 저 사람 죽을뻔한 거 살린 거다", "진짜 큰일 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군대에서 사망 원인의 1순위는 극단적 선택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8년 국방부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군 전체 사망자 수는 2017년 기준 75명이며 그중 장병 10명 중 6.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작은 관심과 배려로 후임을 살린 선임병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