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우리 손자 잘 부탁합니다"
치매를 앓는 할머니에게는 모든 날이 손주의 첫 출근 날이었다.
이제 막 5개월 차에 접어든 신입사원의 할머니는 손주가 취직했을 때 수첩에 적어준 번호로 매일 같이 회사에 전화를 했다.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입의 할머니께서 매일 전화하시는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전국의 많은 손주들의 마음을 울렸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을 회사 내 5개월 차 신입사원의 선배라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신입의 할머니는 매일같이 손주의 회사에 전화를 했다. 손자를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처음에는 회사 대표번호로 전화가 오는 바람에 신입이 여기저기 죄송하다고 사과하러 다녔다.
그 모습이 안타까웠던 A씨는 "내가 어르신들 상대 좀 한다"면서 "내가 전화받을 테니까 회사 번호를 내 자리 번호로 적어두라"라고 말했다.
이후 A씨와 할머니는 4개월 정도 거의 매일 통화를 하게 됐다.
할머니에게 전화가 오지 않는 날에는 A씨가 먼저 전화를 걸며 할머니를 챙겼다. "손자분 회사 선배인데 손자 분이 일을 너무 잘한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할머니는 손자가 일을 잘 하고 있다는 말에 뛸 듯이 기뻐했다고.
A씨는 "오늘 아침에도 전화가 왔는데 다른 것은 다 잊어도 내 새끼 사랑하는 마음은 잃지 않으시나 보다"라며 흐뭇해했다.
그러면서 "요즘 들어 목소리에 힘이 없어지시는 것 같아서 좀 걱정된다"라며 "할머니 건강하셔~ 나 속상할라 그래"라고 전하며 글을 마쳤다.
매일 걸려오는 할머니의 전화를 받지 않을 수도 있었고 귀찮을 법도 했다. 하지만 직장 상사는 매일 같이 할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한 직장 상사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해당 사연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