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전쟁을 바탕으로 한 FPS 게임은 타격감과 풍부한 스토리로 큰 사랑을 받는 게임 유형이다.
그중에서도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실제 전쟁을 배경으로 높은 몰입감을 선사해 많은 사람들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단 게임 속 이야기에 불과했던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현실과 맞닿아 있을지도 모른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콜 오브 듀티: 월드 앳 워'를 할아버지와 같이했다는 손자의 글이 재조명받고 있다.
지난 2013년 한 게시판에 올라온 이 글에 따르면 손자는 스피커를 크게 틀어놓고 '콜 오브 듀티: 월드 앳 워'를 플레이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스피커를 통해 "텐노헤에카 반자이(天皇陛下万歳, 천황폐하만세)"라는 말이 크게 울려 퍼졌다. 게임 속 일본군이 외치는 소리였다.
이 소리에 놀란 건 거실에서 TV를 보던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손자 방으로 뛰어 들어오시더니 "이게 무슨 X 같은 소리냐?"라며 버럭 화를 냈다.
손자는 "전쟁 게임이에요. 일본 놈들 죽이는 게임이요"라고 답했다. 손자의 설명을 듣고 한참을 서서 게임 속 화면을 바라보던 할아버지는 급기야 의자를 가져와 손자 옆에 자리 잡았다.
돋보기까지 챙겨 오신 할아버지는 손자 옆에 앉아 "일본 놈들은 비겁해서 갑자기 총검 들고 튀어나온다. 조심해라"라며 게임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손자가 총과 화염방사기를 들고 일본군을 죽이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독일과 소련의 전쟁이 담긴 다음 스토리로 넘어가자 할아버지는 "왜 더 안 죽이냐?"면서 따졌고, 손자는 할 수 없이 일본군을 죽이는 스테이지를 3번 연속해서 해야 했다.
정확한 이야기는 전해지지 않았지만 당시 손자는 "할아버지의 연세는 89세"라며 "일본놈들한테 당한 게 많으셔서 일본군 엄청나게 싫어하심"이라고 했다.
손자에 따르면 1925년생인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때 징병을 끌려갔다가 다쳐서 한쪽 눈 시력이 좋지 않다.
이런 할아버지가 게임을 보던 모습을 회상한 손자는 "할아버지 약간 들뜨신 모습을 몇 년 만에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재밌으면서도 마음 아픈 이야기다"라고 입을 모았다.
지금의 우리에게 재미로 느껴지는 게임 속 이야기들이 과거 할아버지가 직접 겪었던 일이었다는 사실에 숙연한 반응을 보이는 누리꾼들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