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설날 연휴 아침 댓바람부터 회사로 출근하는 아빠를 본 아이들은 이렇게 말했다.
"아빠? 오늘도 출근이야? 흥! 놀아주지 않을 거면 집에 오지 마!"
자식에게 이런 소리를 들은 아빠의 마음이 편했을까. 입에 풀칠이라도 해야 했기에 아빠는 아이들을 달래주는 건 퇴근 후에 할 참이이었다.
힘겹게 전쟁터에서 칼을 휘두르고 온 아빠. 굶주린 배를 채우려 식탁 앞에 앉은 그의 눈에 돈까스 두 조각이 들어왔다.
누구에게는 식은 돈까스 두 조각이겠지만, 아빠에게는 '인생의 낙'으로 다가왔다.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들이 남겨준 두 조각의 돈까스 사진을 찍은 게시물 하나가 올라왔다.
두 아이의 아빠가 올린 사진 속에는 조금은 식은 듯한 돈까스 두 조각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돈까스 용기에 들어있지 않았을 '1회용 케첩'도 하나 있었다.
아빠는 "돈까스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배불러서 남겼을 리 만무한 이 돈까쓰는 그다지 부유한 편이 아닌 가족들이 제게 나눠준 콩 반쪽과 비슷한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제게 내뱉은 말이 아차 싶어서, 사과는 하고 싶은데 얼굴 보고 하기 힘드니 아빠에게 슬며시 내미는 그런 미안함이 담긴 선물"이라고 덧붙였다.
먹으면서도 가족에게 미안하고 고마움을 느낀다는 말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가장의 무게'를 느끼게 했다.
사연을 접한 이들은 돈까스 두 조각에 많은 의미가 담긴 거 같다고 입을 모으면서 소소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보람을 느낄 것 같다고 반응했다.
일상 속 작은 것들에서 삶에 대한 가치가 느껴져 좋다는 반응도 있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설 연휴 전 조사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동안 직장인 약 30%가 연휴에도 출근 예정이었다. 알바생은 약 70%에 달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도 가계도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연휴 출근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래서 사연의 주인공도 출근을 하지 않았을까.
그렇기에 아이들 마음 속 깊은 곳에 아빠를 생각하는 마음이 자리잡고 있다는 게 드러난 이 사진 한장이 울림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